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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의 초등돌봄은 3년 전 교육청 사무였던 ‘학교 안 돌봄’을 구청이 위탁받아 운영하며 시작됐다. 저녁 8시 운영과 1교실·2교사제, 무료 급·간식 등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 학부모 만족도가 높았다. 그러나 중구가 초등돌봄에 투입한 예산은 총 237억원에 달하고 매년 60억~70억원이 들어가고 있다. 구청의 주요 교육 예산의 76.5%가 초등학생에게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인해 행정안전부는 3년 연속 재정건전성 및 효율성 등 지표하락을 이유로 올해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중구를 ‘재정컨설팅’ 대상으로 지목했다.
반면 교육청은 올해 2차 추경 기준으로 편성된 ‘교육교부금’이 81조 3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80조원을 돌파했다. 학생 수는 매년 감소 추세인데도 예산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김길성 구청장은 “중구는 초등돌봄을 변함없이 유지하고 학생·학부모들이 체감하는 서비스도 조금의 변화도 없을 것”이라면서도 “구 예산으로만 운영되는 기형적인 구조를 바꿔서 교육청 예산 등을 함께 투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보좌관과 청와대 대통령실 행정관, 용인도시공사 사장, 민간기업 임원까지 다양한 경험을 가진 김 구청장은 중구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또 다른 문제로 재개발·재건축을 꼽았다.
김 구청장은 “중구는 서울의 중심이면서 대한민국의 얼굴인데 그에 맞지 않는 도시 모습들이 많다”며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측면이 있지만 사는 사람 입장에선 매우 불편한 점을 오랫동안 감수하고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산고도제한이나 역사·문화 규제가 도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규제를 과감하게 풀고 도시 계획을 주민과 서울시 등과 협의해 변화된 도시를 만들자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중구는 인구가 약 12만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적다. 주거지보다는 상업·업무 중심인 지역적 특성도 인구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김 구청장은 “중구는 살만한 공간이 적고 대부분 공간을 업무·상업지구로 내줬다”며 “50년 이상 노후된 집이 즐비하고 인구를 담을 그릇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수·버티고개 일대에 중구 주민의 70%가 사는데 주변 일대를 주거지로 개발해야한다”며 “단층의 오래된 집들을 30층 이상의 아파트 단지로 고밀도 개발해 인구가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주도하는 세운 5구역 재개발은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중구가 세부 조율 등 도울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세운 5구역은 직장·주거·오락이 어우러진 ‘직주락(職住樂)’과 고밀도 개발 등이 전체 방향”이라며 “개발 사업은 크고 작은 분쟁이 일어나는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민에게 많은 정보를 주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구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여러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중구 출신으로 생가터가 있지만 기념할만한 공간이 없다”며 “이순신 기념관을 짓기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며, 서애 유성룡 등 역사적 인물을 기릴 수 있는 공간을 현대에 맞게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근 김 구청장은 민선 8기 취임 100일을 맞아 구청장이 직접 주민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직통 문자서비스를 개통했다.
김 구청장은 “주민들이 수시로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열었고 일일이 다 열심히 읽고 답변하고 있다”며 “문자로 제기한 민원에 대해선 진행과정을 답해주고 어떻게 해결되는지 알 수 있도록 해 주민의 신뢰감도 생겼다”고 전했다.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
△우석대 학사, 연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용인도시공사 사장 △통일부 산하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사무국장 △청와대 대통령실 행정관 △국회의원 보좌관(15~17대·19~21대) △여의도연구원 데이터랩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