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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오는 16일 오후 2시 임시 대법관 회의를 개최한다. 대법관회의는 매월 1회 정례 개최 외에 필요에 따라 수시로 임시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지난 9월 25일에 이어 대법원장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에 관해 계속 논의가 있을 예정”이라며 “회의는 이날 완결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퇴임으로 대법원장 공석 상황이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됐다. 대법원은 안철상 대법관에게 대법원장 권한대행을 맡기면서 긴급 대법관 회의를 개최했고, 당시에도 대법원장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가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대법관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대법원장 공백이 장기화할수록 권한대행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나 대법관 임명제청권 행사가 당장 문제다. 권한대행을 맡는 안철상 대법관 임기가 내년 1월이다. 민유숙 대법관 또한 같이 퇴임한다. 대법관 후보자 임명제청권은 대법원장 고유 권한인데, 만일 안 권한대행이 임명제청권을 행사하게 되면 스스로 후임을 정하는 셈이다. 이에 대법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아 개최하는 전원합의체 선고가 새 대법원장 임명 때까지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또 안 권한대행이 재판과 법원행정을 동시에 맡기엔 부담이 커 다른 대법관들이 맡게 되는 사건 수가 늘어나 대법원 소부 선고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 6일 안 권한대행은 대법관 제청 등 우려에 대해 “상황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겠지만 결국은 필요성, 긴급성, 상당성에 의해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또 “대행 체제 하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심리·선고가 이뤄진 사례도 있다”며 “앞으로 검토돼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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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장 공백 장기화…변협, 대법원장 후보 공개추천
대법원장 공백 장기화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한변호사협회는 16일 대법원장 공개 추천에 나선다.
김영훈 변협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서초동 대한변협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16일 사법평가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후보자들을 확정해 대법원장 후보를 공개 추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관과 달리 대법원장은 대통령이 국회 동의를 받아 임명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변협 회장 등의 후보 추천 효력이 없다. 그러나 변협을 비롯한 재야 단체들은 상징적 의미로 1999년부터 대법원장 인선을 앞두고 후보군을 공개 추천해 왔다.
다만 대통령의 대법원장 임명권과 국회의 동의권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17대 대법원장 후보 지명을 앞두고는 변협이 별도 의견을 내지 않았다. 김 회장은 “기대와 달리 대통령의 임명권과 국회의 동의권이 충돌하고 급기야 대법원장 후보가 낙마하는 현 상황을 목도하면서 대한변협이 목소리를 내야 할 사명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대법원장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지금도 상시화되고 있는 재판지연 현상이 심화돼 그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가중되는 것은 물론 향후 임기가 만료되는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에 대한 임명절차까지 중단돼 대법원 구성은 물론, 전체적인 사법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는 중차대한 위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변협은 10명 안팎의 추천 대상자를 사법평가위원회에서 논의한 뒤 최종적으로 3~5명의 후보를 추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