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세계적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의 삶과 디자인 철학을 담았다. 독일의 시골 식당 한 켠에서 그림을 그리던 한 꼬마가 유럽을 넘어 한국, 전 세계로 뻗어나간 디자인 명장이 되기까지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담겼다. 어린 시절의 드로잉부터 K시리즈를 만들어내기까지, 펜 하나로 세상을 바꾼 디자이너로서의 성장 과정이 함축적인 글과 이미지들로 구성돼 있다. 안정보다는 도전을, 낡음보다는 새로움을, 전형성보다는 역동성을 추구해온 피터 슈라이어의 방향성이 책 자체에서도 느껴진다.
피터 슈라이어는 모든 디자인이 그 자체로 독특함과 고유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 특히 그에게 자동차 디자인이란 하나의 작품처럼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다. 주제를 가진 의미 있고 중요한 디자인 결과물이 나오려면 이야기가 필요하다. 이야기가 없는 디자인은 그저 형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디자인을 대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에서 예술적 영감은 물론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