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레인 부츠·샌들’ 자주 신다 발병난다

이순용 기자I 2018.07.07 03:52:27

밑창 얇은 샌들·조리 ‘족저근막염’, 통풍 안 되는 레인부츠 ‘무좀’ 발병 위험 높여

족저근막(왼쪽)과 족저근막염 발생 부위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여름은 발의 수난시대다. 장마철이면 비에 젖지 않는 레인부츠(장화)를 즐겨 신는다. 장마가 끝나고 휴가철에는 샌들이나 슬리퍼, 조리, 워터슈즈 등 얇고 노출이 많은 신발을 신고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런 여름 슈즈들을 신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밑창이 얇은 샌들이나 조리를 자주 신으면 ‘족저근막염’의 발병 위험이 높고, 통풍이 안 되는 레인부츠는 ‘무좀’의 발병 위험이 높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족저근막염은 밑창이 얇은 샌들이나 슬리퍼, 조리, 워터슈즈 등을 자주 신는 사람에게 발생하기 쉽다. 대부분 굽이 없고 바닥이 얇은 평평한 여름 슈즈는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이 없는 경우가 많아 족저근막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발에는 족저근막이라는 발꿈치뼈에서 발가락까지 뻗어가는 넓은 형태의 콜라겐으로 구성된 두꺼운 막이 있다. 이 막은 걷거나 서 있을 때 아치 모양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탄력성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족저근막염이 생기는 경우 많은 사람들이 족저근막의 콜라겐성분 변성이 일어나고 탄력성이 줄어들게 된다. 이런 경우 넓게 부착돼 있는 발가락이나 중족부보다는 뒤꿈치 쪽에 통증이 생기기 쉽다.

이영 인제대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 장시간 오래 서 있었거나 운동을 과도하게 해서 발에 스트레스가 증가했거나, 최근 체중이 증가한 경우, 오목발이나 평발 등의 발 모양의 변형이 있는 경우에 더 쉽게 발병한다”면서 “증상은 보통 서서히 발생하며, 특징적으로 아침에 일어난 직후 처음 몇 발자국을 걸을 때 심한 통증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밤사이에 족저근막이 수축이 된 상태로 지내다가 아침에 체중이 부하 되면 수축된 족저근막이 갑자기 스트레칭이 되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병이 진행되면 오래 걷거나 운동을 한 후에도 통증이 발생하고 발 안쪽과 뒤꿈치에 심한 압통이 관찰되며, 흔히 아킬레스건 단축이 동반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에는 뒤꿈치 통증이 있는 경우 무조건 족저근막염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정확한 증상과 특징적인 임상경과가 아닌 경우 뒤꿈치 지방층 위축, 점액낭염, 종골의 피로 골절 등과 감별해야 한다.

진단은 주로 증상과 진찰로 알 수 있으며 다른 고가의 진단 방법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90% 이상의 환자들이 보존적 치료로 회복이 되며 수술적 치료는 거의 필요가 없다.족저근막염은 우선, 적절한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일단 너무 꽉 끼는 신발을 피해야 하며 뒷굽이 너무 낮거나 바닥이 딱딱한 신발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넉넉한 크기의 약간 높은 굽의 바닥이 부드러운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족저근막이 밤사이에 수축돼 있다가 아침에 급하게 스트레칭이 되면서 통증이 발생하므로, 족저근막염 보조기로 밤사이에 족저 근막을 스트레칭 된 상태로 유지해 놓으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보조기를 착용하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 증상이 줄어드나 2~3개월은 꾸준히 착용해야 완전히 치료를 할 수 있다.

통증이 아주 심한 급성기에는 족저근막의 테이핑 요법과 실리콘으로 제작된 발뒤꿈치 컵을 병용하면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또한 꾸준히 족저근막과 아킬레스건을 스트레칭 하거나, 마사지, 족욕 등의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한편, 발 변형이 동반되어있는 경우 체중 분산과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견인력을 줄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교정용 깔창 치료를 동반할 수 있다. 교정 깔창은 기성품보다는 자기 발에 맞게 제작하는 것이 좋다.

스테로이드 주사 요법은 정말로 치료가 안 되는 환자에게만 사용돼야 하며, 발뒤꿈치 지방층의 위축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서 주사해야 한다. 반복 주사 시 근막이 파손될 수도 있다. 또한 무좀은 여름철에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무좀으로 진료받은 약 75만 명 중 약 38%(28만 5천 명)가 7월과 8월에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마철에 자주 신은 레인부츠는 통풍이 안 되는 신발이다 보니 습도가 높고 따뜻한 환경에서 쉽게 증식하는 진균(곰팡이균)이 신발 안에서 생길 확률이 높다. 무좀균의 원인균인 진균이 발생하기 쉬운 만큼 장화를 즐겨 신는 사람이 무좀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무좀은 ▲지간형(발가락 사이) ▲잔물집형(발바닥, 발 옆) ▲각화형(발 전체) 등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작은 상처들이 잘 낫지 않는 경우 빨갛게 부어오르며 열감이 생기고 통증을 일으키는 봉와직염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진행되면 오랫동안 피부 병변이 지속될 수 있고 항생제 복용도 해야 할 수 있으니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발톱 무좀은 발에 있는 무좀과는 조금 다른 증상을 보인다. 우선 발톱이 두꺼워지고 노랗게 변한다.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기 때문에 발을 가리는 일이 더 많아진다. 발톱이 살 속으로 파고드는 내향성 발톱으로 변화해서 발가락 주변에 심한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발톱무좀은 약물 복용과 함께 바르는 약도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레이저를 사용해서 무좀균을 없애는 방법도 소개되고 있다.

무좀을 예방하기 위해선 매일 발을 잘 씻고, 잘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 신발과 양말을 벗어 통풍을 자주 시키고, 자주 갈아 신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인 경우 무좀이나 물집 등 발에 상처가 생긴 경우 자기치료를 하지 말고 반드시 족부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 여름철 건강한 발관리법

① 매일 발을 잘 씻고, 잘 말린다.

② 발을 씻은 후에는 가벼운 로션을 발라 보습에 신경 쓴다.

③ 발에 땀이 많은 사람은 신발과 양말을 벗어 통풍을 자주 시키고, 자주 갈아 신는다.

④ 땀 흡수가 잘 되는 면양말을 신는다.

⑤ 작은 상처, 무좀, 물집 등이 생기면 자가치료를 삼간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족부 전문의와 상의한다)

⑥ 규칙적인 발 스트레칭 및 발 운동으로 발의 피로를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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