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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독일)=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오케이(Okay) 구글” “알렉사”
1일(현지시간)부터 엿새 동안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국제가전박람회(IFA) 2017’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단어였다. 여러 업체가 인공지능(AI) 음성 인식 서비스인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의 ‘알렉사’와 협업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면서다.
“OK 구글, TV에서 드라마 ‘하우스오브카드’ 틀어줘”라고 말하면 TV에서 사용자가 명령한 프로그램을 찾아 보여주고 조명이 너무 밝다면 “OK 구글, 조명 어둡게 해줘”라고 말하면 그대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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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전자제품과 스마트폰 등 기기는 연결돼있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가전·전자제품을 실행할 때 지금까지 일일이 스마트폰 앱을 찾아서 버튼을 눌러야 했다면 이제 행동 없이 말만 해도 알아서 작동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똑똑해진 집(스마트홈)’ 시대가 온 셈이다.
IFA 전시를 둘러본 업계 관계자는 “알렉사든, 구글 어시스턴트든 가전업체 대부분이 음성인식이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전시된 기기에 말풍선을 달아둘 정도”라며 “올해를 기점으로 음성인식이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봤다.
이를 보여주듯 각 업체는 부스 내 스마트홈존을 꾸미고 AI 서비스를 이용해볼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AI 스피커를 내놓은 소니 역시 스마트홈존을 마련했다. 줄이 길어질 정도로 관람객의 관심도 뜨거웠다. 파나소닉, 하만 등도 구글과 손잡고 만든 AI 스피커를 공개했다.
가장 먼저 AI 음성인식 서비스에 뛰어든 아마존의 알렉사 역시 여러 업체와 협업에 나섰다. 독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밀레(Miele)가 대표적이다. “알렉사, 드럼세탁기에 빨래 끝났는지 물어봐줘”라고 물으면 “세탁은 10분 후 끝납니다”라고 알려준다. 이외에도 보쉬, 지멘스, 아에게(AEG), 하이센스 등 이번 IFA 전시에 참가한 업체 가운데 33곳이 알렉사와 연동된 서비스를 내놨다.
국내 업체 또한 이런 흐름에 동참했지만 그 모습은 조금 달랐다. 삼성전자(005930)는 독자 생존을, LG전자(066570)는 열린 생태계를 각각 지향했다. 이번 전시에서 삼성전자는 자체 AI 음성인식 서비스인 ‘빅스비’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을 내세우며 말만으로 이뤄지는 ‘새로운 일상의 기준(New normal)’을 강조했다.
반면 LG전자(066570)는 스마트폰 ‘V30’에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버전을 처음으로 탑재한 것은 물론, 올해 들어 구글 어시스턴트와 알렉사를 탑재한 AI 스피커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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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가전업체를 중심으로는 사용자를 위한 ‘가이드’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홈 서비스가 눈에 띄었다. 지멘스(Simens)는 이번 IFA에서 스캐너 ‘X-spect’를 처음 공개했다. 기기를 옷에 대면 실크인지, 울인지, 면인지 등을 알려준다. 그 다음 사용자가 셔츠, 속옷 등 옷 종류를 선택하면 어떤 코스로 세탁기를 돌려야 할지 안내한다.
밀레는 ‘얼룩 제거 가이드’ 앱을 내놨다. 옷에 묻은 얼룩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비춘 뒤 옷감과 유형을 선택하면 어떻게 얼룩을 없앨 수 있는지 알려주고 관련 데이터를 세탁기에 보내 알려준 대로 세탁할 수 있도록 했다. 아에게(AEG) 등도 세탁 가이드를 제공해주는 앱을 공개했다.
냉장고의 경우엔 레시피 등 요리를 알려주는 기능이 강화했다. ‘밀레앳(@)홈’ 앱엔 조리법 1100가지와 조리 영상 120가지 조리 영상이 담겼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아직 AI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진 않았지만 100년이 넘는 전통이 있는 만큼 레시피, 가이드 등 사용자 편리를 강조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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