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위기의 블루칼라]기업하기 좋은 나라? 기업은 "글쎄올시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이진철 기자I 2015.12.28 06:00:00

세계銀 역대 최고 4위 ''반신반의''
상속세 부담에 가업 승계 어려워
산업재편 ''골든타임 놓칠라'' 우려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지난 10월말 세계은행이 발표한 기업하기에 얼마나 좋은 환경인지를 따지는 ‘2015년 기업환경평가’에서 평가대상 189개국 중 우리나라가 역대 최고 순위인 4위에 올랐다. 올해 순위는 주요 20개국(G20) 중에서 가장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뉴질랜드, 덴마크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이달 1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전세계 144개국을 대상으로 ‘2015년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평가한 결과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보다 1계단 떨어진 33위를 차지했다. 이는 아시아 국가 중 최고인 싱가포르(8위)는 물론 대만(21위)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세계은행이 인프라 여건에 비중을 둔 반면 포브스는 정치·경제 상황, 노사관계 등을 주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순위 차이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경제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세계은행의 발표에는 ‘갸웃둥’하면서 중위권을 차지한 포브스의 발표를 더 신뢰하는 분위기다.

외환위기 흡사 위기감.. 경제 규제개혁 법안 낮잠

최근 우리 기업들은 한국 경제상황이 1997년 외환위기 때와 흡사하다며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높다. 저성장과 중국 경기둔화, 저유가,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경영여건이 불투명해지면서 사업구조 재편은 물론 계열사 매각, 인력감축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이 업종별 유동성 위험기업수 비중을 산정한 결과, 조선·철강 등의 과잉공급 업종 뿐만 아니라 건설·전기전자·기계장비·자동차 등 전 업종에서 유동성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대부분의 주력업종 체력이 약해졌기 때문에 성장률 저하, 금리인상 등 작은 경제 충격에도 업종 전체적으로 부실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노동개혁 관련 법안을 비롯해 기업활력제고법(일명 원샷법) 등 핵심 경제 법안은 국회에 묶여 있는 상황이다. 경제계는 자발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 재편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구조개혁과 규제개혁이 미진한 원인은 경제의 정치화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경제규제 개혁에 대한 정치권의 전향적인 시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수부족분 재원 법인세로 메꾸기 주장.. 글로벌 추세 역행

우리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주요 경쟁국에 비해 불리하다는 것은 조세제도를 꼽을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법인세 부담률(GDP 대비 법인세수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할 때 정상수준보다 높고, 소득세·소비세 부담률은 정상수준에 비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그러나 복지지출 증가와 세수결손액 증가 등 재원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법인세 인상 등 증세를 통해 재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세계 각국은 자국 내 자본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경쟁적으로 인하하는 추세다. 법인세 인상은 오히려 경제성장을 둔화시키는 부작용이 더 크기 때문에 법인세 인하에 따른 경제성장을 통해 선순환적 세수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상속·증세여 부담 때문에 100년 기업 가업승계 어려워

독일 등은 10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진 기업들이 많지만 우리나라 기업은 상속·증여세 부담 때문에 가업승계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가업 상속·증여세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일시적인 경영난 발생’(30%), ‘사업축소’(24%), ‘폐업·도산’(11%), ‘사업용 자산 및 주식매각’(11%) 등을 꼽았다. 독일의 가구부품회사 헤티히가 4대에 걸친 가업승계를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위기에도 128년째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독일 뿐 아니라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상위권에 꼽히는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등의 국가들이 상속세율을 소득세율보다 낮게 유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일본 55%보다 낮지만 대주주 할증액을 포함할 경우 65%에 달하고, 소득세와의 격차도 27%포인트로 세계 최고수준에 해당한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규제 및 세제 등을 기업 친화적 방식으로 전화해 투자 효율성 향상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