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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에 근무한다는 글쓴이 B씨에 따르면, 최근 회사 탕비실의 믹스커피가 떨어지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 직원이 대표에게 추가 구매를 해도 되는지 물었다. 대표는 “산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다 마셨느냐”며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휴대전화 계산기를 꺼내 100개들이 한 상자 가격과 개당 비용을 따진 뒤, 직원 1명이 하루 500원어치를 마신다며 한 달 비용을 계산했다고 한다.
믹스커피는 결국 다시 채워졌다. 하지만 탕비실에는 ‘1인당 하루 2개’로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B씨는 이 밖에도 회사 비품은 가장 저렴한 제품만 쓰고, 휴지는 비치하지 않아 직원들이 개인 돈으로 사서 쓴다고 했다. 제출 문서는 이면지를 재활용하라는 지시를 받고, 회식은 1년에 한 번 정도 무한리필 고깃집에서 한다고 덧붙였다. 이직한 지 3개월 만에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는 B씨는 “회사에 정이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누리꾼들은 “커피값이 아까우면 월급은 얼마나 아깝겠나” “하루라도 빨리 이직하라” 등 대표를 비판하는 반응을 보였다.
A씨와 B씨 사례처럼, 이미 주던 커피나 비품을 줄이는 건 문제가 없을까.
법적으로는 대부분 문제 삼기 어렵다. 우선 분리수거용 비닐봉투나 이면지 같은 업무용 비품은 근로조건으로 보기 어렵다. 근로조건은 임금·근로시간·복리후생 등 근로자를 어떻게 대우하느냐에 관한 것인데, 비품을 아끼는 건 회사 운영 방식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탕비실 커피처럼 직원에게 제공하는 복리후생은 근로조건에 포함될 수 있다.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명시된 복리후생을 줄이는 것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해당해,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과반수 노동조합이 있으면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규정 없이 대표 재량으로 제공해 온 경우라면 얘기가 다르다. 판례도 있다. 대법원은 지난 2002년 회사 내 관행이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려면 구성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여 사실상의 제도로 굳어질 정도의 ‘규범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봤다.
당시 사건은 한국전력공사 퇴직자 138명이 낸 소송이었다. 한전은 1961년 창사 이후 매년 임금 인상 단체협약을 맺으면서, 협약 체결 전에 이미 퇴직한 직원에게도 임금 인상분 차액과 그에 따른 퇴직금 인상분을 소급해 지급해 왔다. 그런데 1997년 단체협약 이후에는 재직자에게만 차액을 주고 그사이 퇴직한 직원들에게는 지급하지 않았고, 퇴직자들은 “오랜 관행”이라며 소송을 냈다.
2심은 이 지급 관행이 묵시적 규범이 된 노동관행이라며 퇴직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판단을 뒤집었다. 퇴직자에 대한 지급은 이미 회사를 떠난 사람과의 일이어서 노사 간 관행으로 볼 수 없고, 퇴직자는 단체교섭에 관여할 수 없는 만큼 이 관행에 규범의식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30년 넘게 이어진 관행이었지만 근로계약의 내용으로는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관행이 근로조건으로 인정되는 문턱은 높다. 단순히 오래 이어져 왔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노사 모두가 지켜야 할 규칙으로 받아들여 왔다는 점까지 입증돼야 한다. 규정 없이 탕비실에 놓아 온 믹스커피를 ‘하루 2개’로 제한한 정도라면 직원들이 법적으로 문제 삼기는 쉽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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