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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태국 방콕에서 고위급 외교회담을 개최했다. 미국에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에선 왕이 외교부장이 각각 대표로 참석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 자리에서 왕 부장에게 북·러 간 군사 협력 강화에 우려를 표명하고 중국이 세계 무대에서 역할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왕 부장에게 “최근 북한에서 이뤄지고 있는 무기 테스트와 북·러 관계 증진, 그리고 이와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신형 전략순항미사일의 첫 시험 발사와 수중 핵무기 체계 시험 등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난해 북·러 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쓸 탄도 미사일과 탄약 등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고위급 인사가 서로 오간 것도 이 때문이란 게 미 정부의 판단이다.
소식통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감안해 우리는 이런 우려를 중국에 직접 제기했으며, 양측 대표 사이에서 이러한 대화가 계속되길 희망한다. 우리는 그들(중국)이 그 영향력을 (북한) 비핵화의 경로로 우리를 복귀시키는 데 사용하길 기대한다”며 조만간 미국 대표가 북한에 파견된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전화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이 지속적으로 민간 상선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왕 부장에게 이란에 대한 중국의 광범위한 경제적 영향력을 언급하며 후티 반군 공격이 국제 무역에 불안정한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왕 부장은 중국은 중동 국가들에 긴장 완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했지만, 이란을 직접 압박하기 위한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를 거론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은 또 설리번 보좌관에게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라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미·중 관계의 가장 큰 도전은 ‘대만 독립’ 문제라는 중국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