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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만에 막내린 저물가시대…커지는 인플레 공포

최정희 기자I 2021.07.01 05:00:00

6곳 증권사 설문조사, 물가상승률 2% 전망..기재부·한은보다 높아
한은 "물가 상방리스크 높아"..8월 상승률 상향 조정 가능성
6월 물가상승률 2.5% 예상..상반기 1.7% 전망보다 높아질 가능성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의견 갈려..설왕설래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쌀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최정희 이윤화 기자] ‘저물가’ 시대가 막을 내렸다. 올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이 2.0%를 달성, 9년 만에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를 달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급등 등 대형 변수가 불거질 경우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6곳의 전문가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평균 2.0%로 전망됐다. 6명 중 5명은 물가상승률을 1.9~2.2%로 기재부와 한은 전망치(1.8%)보다 높게 봤다. 6월 물가상승률은 5월(2.6%)보다 소폭 낮은 2.5%로 전망, 2% 중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6월 물가가 2.5%까지 오른다면 상반기 물가상승률은 한은 전망(1.7%)보다 소폭 높은 1.8%로 오르게 된다.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가 201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데 이어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은이 465개 업체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절반 가량(49.2%)이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전가하고 있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0.2%포인트 오른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농축산식품 가격은 외식물가 등의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30%에 가까운 백신 접종률과 거리두기 완화,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계순저축률(작년 11.9%)을 고려하면 상품, 서비스에 대한 수요 폭증 또한 가격을 끌어올릴 변수다.

한은이 8월,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을 상향 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4일 물가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당초 물가 전망치에 비해 상방리스크가 클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와 높은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월 2.3%로 연초 이후 0.5%포인트나 급등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물가 상승 우려를 높여 실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물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김세완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토론회에서 “(유가는 통상 10년 이상의 주기를 갖고 움직이는데) 10년간 오르는 (고유가) 빅사이클이 시작됐다”며 “역사상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기에 가장 완벽한 조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반면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산업별·업종별 경기 격차와 민간소비가 코로나19 위기 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음을 볼 때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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