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 도약의 원년인 1955년만 해도 역내총생산(GRDP) 규모에서 도쿄를 중심으로 한 칸토(關東)권이 30.4%일 때 간사이권은 17.4%였지만 이후 도쿄 쏠림 현상으로 2016년기준 도쿄는 40.8%에 육박하고 있는 반면 간사이는 15.3%대였다.
간사이는 2013년 엔고 등으로 인한 중국 등지로부터의 관광객의 대규모 유입과 전통적으로 발달한 의료산업의 부흥을 위해 오사카, 교토, 고베를 중심으로 한 지역을 의료바이오 국가전략특구로 지정하며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역사적으로 보면 과거 한반도와 중국 대륙 등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일본땅으로 유입되었는데 이들을 도래인(渡來人)이라고 부른다. 특히 백제, 가야, 고구려는 물론 신라에서도 많은 인구가 도래했으며 이중 많은 사람들이 간사이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고 전해진다. 지금도 약 32만 명으로 추산되는 재일교포 중 약 15만 명이 오사카, 교토, 고베 등을 중심으로 하는 간사이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측 통계에 의하면 한국에 투자진출한 일본 기업수는 약 1000개사(산업부 INSC 투자신고건수로는 약 3000건)인데 이중 약 200개사(산업부 INSC 투자신고건수로는 약 600건)가 간사이 출신이다. 우리 기업중에는 포스코, 현대, 효성, GS, 한샘퍼시스, 대웅제약 등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60여 개사가 간사이 지역에 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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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일본기업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에 크게 의존해왔던 글로벌 SCM(Supply Chain Management) 전략에 대해 재검토를 할 것이다. 지난 8일부터 시행된 긴급경제대책에도 중국 의존도가 높은 분야의 생산거점의 국내 복귀 또는 아세안 등으로의 다원화를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 한일 간의 산업협력구조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이후 많은 일본 기업들이 한국을 제조기지로 인식해 왔지만 반도체산업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 중이다. 특히 작년 7월 일본의 대한수출규제강화로 가속이 붙고 있는 와중에 이번 사태로 경쟁 관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부품소재 분야 외에 AI, IoT, 빅데이터를 비롯한 5G분야에서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둘째, 아날로그성향이 강한 일본의 사회풍토가 빠르게 디지털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기업의 19.1%(2019.5월 총무성 발표)가 텔레워크를 도입해 시행 중인데 이번 사태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고 학교의 온라인 수업 역시 빠르게 정비, 확산되고 있다.
일례로 코트라 오사카무역관은 3월 말 개최 예정이었던 한국 구직자들의 일본기업 채용지원상담회를 코로나19로 인해 연기하려 했지만 참가 예정 일본기업의 요청으로 화상으로 면접을 지원했다. 또 일본 글로벌기업과 우리 중소기업과의 부품소재 화상상담도 당초 예상과는 달리 많은 일본기업들이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다.
끝으로 시장에서는 브랜드 경쟁력이 있고 안심·안전·안도 관련 이노베이션 제품이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이에 의료바이오 분야의 약진이 예상된다. 2002년 한일월드컵 공동 개최 이후 일본 소비자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되며 한류 열풍이 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우리 정부와 국민이 보여주고 있는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한 신속한 검사와 신선한 드라이브 쓰루(drive through) 발상과 같은 사례가 일본에도 소개되며 일본 소비자들의 대한 인식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향후 이와 관련된 한국산 의료바이오 제품의 일본 시장 진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요즘 BCAC(Before Corona After Corona)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한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 간사이 경제는 과연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
간사이 사람들은 지역경제 성장의 징검다리로 오사카都구상과 오사카만국박람회 등을 최대 현안으로 꼽고 있다. 우리는 산업협력, 재일교포 등 간사이와의 협력을 확대할 많은 재료들을 갖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요동치고 있는 간사이 경제에서 한일 간의 협력의 폭과 깊이가 더 확대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