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소아 수족구병이 증가하는 시기가 돌아왔다. 수족구병은 기온이 상승하고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5~8월에 흔하게 발생한다.
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7년간 국내 수족구병 발생 현황을 보면, 5월 초~6월 초에 외래 환자 1,000명당 10명 이상으로 늘기 시작하여 여름철에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급격히 증가한다. 여름철 불청객 ‘소아 수족구병’에 대해 홍용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수족구병은 전염성이 강한 편으로 어린이집, 유치원 같은 집단생활을 하는 영유아가 주로 걸린다. 놀이터나 키즈 카페, 병원, 캠프 등 아이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전파가 잘 된다. 가족 내 전파도 쉽게 일어나 한 가정의 형제, 자매들이 같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청소년이나 성인도 수족구병에 감염될 수 있으나, 대개는 증상이 경미하다.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는 콕사키바이러스 A16형, 엔테로바이러스(장바이러스) 71형 등이다.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의 타액, 가래, 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이나 수포(물집) 안의 진물, 대변 등을 통해서 전염된다.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수영장 물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잠복기는 3~7일 정도로 알려져 있다. 주요 증상은 손, 발, 구강의 수포성 발진, 물집이 나타나고, 때로는 혀, 볼의 점막, 입천장, 잇몸, 입술 등에 궤양이 나타난다. 간혹 몸통이나 팔, 다리, 엉덩이 주변, 기저귀가 닿는 부위에도 물집이 생길 수 있다. 또, 발열이 동반되고 목 부위의 통증으로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 두통, 설사,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은 보통 1주일 정도 지속된다. 이러한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호흡기나 분변을 통해 타인에게 전파될 수 있으며, 아무런 증상이 없는 성인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전파하기도 한다.
질환 자체는 대개 자연 치유되어 잘 낫는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이 감염되면 탈수와 고열로 고생할 뿐만 아니라 형제, 자매에게 옮기게 되고, 기관에 등원하지 못하고 집안에서 자가 격리를 해야 하므로 매년 이맘때 부모들의 걱정이 크다. 드물지만 엔테로바이러스 71형이 원인인 경우, 어린 소아에서 뇌수막염, 심근염, 폐출혈, 쇼크 및 급속한 사망 등의 심각하고 치명적인 합병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현재 수족구병은 특별한 치료 방법과 예방 백신이 없어 평상시 개인 위생관리를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 다만, 수족구병으로 인해 잘 먹지 못하고 고열이 지속될 때에는 이에 대한 대증 요법을 시행하여 고통을 덜어 준다. 우선 충분한 수분 공급으로 탈수를 예방하고, 아이가 고열 및 구강 내 병변으로 통증을 호소하고 힘들어하면 해열 진통제를 처방한다. 아이가 잘 먹지 못하고, 증상이 심해 쳐지거나 잠만 자려고 하고 소변양이 많이 줄어들면 정맥 내 수액을 투여하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예방 방법은 올바른 손 씻기의 생활화이다.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고, 특히 외출 후, 배변 후, 식사 전후에 손 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환경 관리도 중요하다. 아이들의 장난감, 놀이기구 등을 청결히 관리해주어야 한다. 수족구병 환자와의 접촉도 피해야 한다.
아이가 수족구병이 의심될 경우, 바로 가까운 소아청소년과나 병의원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진단 결과, 수족구병일 경우 전염성이 강하므로 자가 격리하고, 단체 생활은 피해야 한다. 가정 내에서도 전파 차단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열이 내리고 물집이 나을 때까지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 단체 활동은 피해야 한다. 회복되어도 다시 재감염될 수 있으므로 부모의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홍용희 교수는 “매년 여름이 되면 많은 아이가 수족구병으로 고생하는 만큼 부모들이 아이가 관련 증상이 있는지 관심을 두고, 평소 손 씻기 등 위생관리를 강조해 수족구병을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