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도 사무실도 없는 회사가 백억대 자산 굴려
지난 19일 오후 3시 30분께 기자가 찾은 이 건물 5층에는 우 수석 부인이 대표로 있다는 ㈜정강의 사무실은 없었다. 대신 우 수석 장모가 회장으로 있는 경기도 용인의 골프장 사무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층별 건물 명패에서도 우 수석 처가 소유의 골프장과 건설사 이름만 있고 ㈜정강이란 상호는 찾을 수 없었다. 이 사무실 관계자는 “법인 주소가 여기로 돼 있는 것은 맞지만 그 회사는 이름만 있고 특별히 매출이 나거나 하는 곳은 아니다”라며 “대표인 우 수석 부인은 여기서 근무를 하거나 매일 출근하지는 않고 가끔 들른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비상장법인으로 원래는 회계 감사를 받을 의무가 없는 곳이다. 올해 3월 우 수석이 신고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에는 이 법인이 주소를 둔 반포동 건물과 가족별 지분만 명시돼 있다. 현행법 상 개인이 소유한 법인의 자산은 재산신고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계 감사를 받지 않았다면 정확한 매출 등 회사 사정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대표이사인 우 수석 부인이 75억원 가량을 무이자로 이 회사에 빌려줘 법인 차입금으로 잡히면서 감사 대상이 됐다. 부채가 70억원 이상이면 외부감사 대상이 된다.
㈜정강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회계법인은 우 수석 처가 소유 반포동 상가건물 2층에 입주해 있었다. 건물주에 대한 회계 감사를 세입자가 맡았다는 얘기다. 이 회계법인은 지난해 3월 설립된 신생 법인으로 상장사 감사 실적은 전무하다. 지난 1년여간 비상장 법인만 감사해왔고 공인회계사 15명이 근무 중이다. 이 회계법인은 ㈜정강의 감사 결과에 대한 의견을 ‘적정’으로 제시했다.
|
재산신고 대상인 공직자가 회사 오너라고 할 경우 이 회사의 재산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이 개인재산 공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소유한 법인의 재산은 공개대상에서 아니다. 한명이 100% 지분을 소유한 1인 주식회사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정강은 발행주식 5000주 중 우 수석(1000주)과 부인 이모씨(2500주), 자녀 각 3명이 500주씩을 보유하고 있다. 우 수석 가족 외에 다른 주주는 없다.
지난해 이 회사 영업이익은 470만원에 불과한 반면 1억 4000만원이 넘는 영업외수익을 올렸고 현재 100억에 육박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정강 명의 자산은 50억 짜리 부동산투자신탁과 부산 동구에 있는 토지(장부가액 7억 4457만 7000원), 21억원대 건물(잔존가치 16억원), 서화(책·그림) 4억 4160만원 어치 등이다. 그러나 우 수석이 공개한 재산내역에는 이 회사 소유 자산은 빠져 있다. 다만 우 수석 일가가 보유한 ㈜정강의 주식이 주당 1만원씩 5000만원으로 등재돼 있다. 우 수석이 신고한 이 회사 주식가치는 주당 1만원이지만 자산 규모 등을 감안하면 실제 가치는 주당 150만원에 달한다.
인사처 관계자는 “가족이 소유한 법인이라고 하더라도 이 부분은 주식으로 신고하게 돼 있다”며 “법인이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더라도 이건 법인 소득이기 때문에 공직자 재산 신고 대상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인 재산과 개인재산을 분리해서 보기 때문에 아무리 가족회사라도 이를 규제하거나 관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법인의 경우 개인보다 세금부담이 줄기 때문에 꼭 해외가 아니더라도 국내에서도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활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경우도 절세를 목적으로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