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또 하락했다. 넉 달만에 최저 수준이다. 미국 재정절벽 우려와 소매판매 지표 부진, 중동에서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동시에 부각된 탓이었다.
1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85.23포인트, 1.45% 하락한 1만2570.95로 장을 마감해 1만2500대로 추락했다. 나스닥지수도 37.08포인트, 1.29% 내려간 2846.81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19.04포인트, 1.39% 낮은 1355.49를 기록했다.
유로존에서는 영란은행이 영국의 단기 성장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이 부정적으로 작용했고, 그리스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었다. 특히 23개국에서 동시에 벌어진 대규모 반긴축 시위로 개혁조치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미국에서도 지난달 미국 소매판매가 허리케인 ‘샌디’ 영향 등으로 인해 넉 달만에 처음으로 하락 반전했다는 소식에 반등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나마 미국 기업들의 실적 호조, 연방준비제도(Fed)의 3차 양적완화 확대 기대감 등은 낙폭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습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의 수장인 아흐마드 알 자바리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자극하며 뒷심 부족을 초래했다.
모든 업종들이 하락한 가운데 산업재와 은행주들이 약세를 주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3.54%나 하락했고 홈디포도 최근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3% 이상 떨어졌다. 모자이크는 실적 전망 하향 조정으로 3% 이상 하락했다.
반면 페이스북은 지분 매각제한 조치가 종료됐다는 소식에 12% 이상 급등했고 징가도 1% 이상 올랐다. 스타벅스가 인수하기로 한 티바나는 무려 53% 가까이 급등했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3% 가까이 하락했다. 실적 호조를 보인 아베크롬비 앤피치는 34% 급등했다.
◇ 오바마 “세수증대에 열려있다..부자증세는 확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정절벽(fiscal cliff)을 해결하기 위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으며 세수 증대방안에 대해서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자 증세는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진행된 재선후 첫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일자리, 세금, 재정적자와 관련해 연말을 시한으로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해 연말까지 공화당 지도자들과 만나 어떤 빅 딜이나 포괄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세제를 개혁하고 세수를 증대할 수 있는 방안에도 합의할 것이며 이를 위한 어떤 새로운 방안도 열어놓고 있다”며 “공화당과의 협의에서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사람들의 생각을 청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6일 공화당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초청, 재정지출 삭감과 세제 개혁에 대한 첫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러나 그는 부자 증세만은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확고한 의사도 재확인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때 통과된 감세안 가운데 부부 합산 연간소득 25만달러, 개인 소득 20만달러 이상인 가구에 대해 세금 인상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어떤 방안이든지 중산층을 보호하면서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며 “특히 부자 증세를 논의하는데 있어서 중산층을 볼모로 삼아서는 안된다”고도 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복 중”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일자리와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 연준 일부 위원들 “내년 QE3 확대 필요할수도”
연방준비제도(Fed)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위원들 가운데 일부가 연말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종료 이후 3차 양적완화(QE3)를 확대하는 방안에 지지 의사를 보였다. 또 금리 인상 시기와 실업률, 인플레이션 등 구체적인 경제지표를 연동하는 방안을 채택하는 것도 더 구체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지난달 23~24일 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참석자들은 보유채권 만기를 장기화하는 트위스트가 끝난 뒤인 내년에 자산매입을 추가로 늘리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연준은 단기국채를 매각하면서 장기국채를 매입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매달 400억달러 모기지담보증권(MBS)을 매입하는 3차 양적완화와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데, 이 트위스트는 12월에 종료된다.
이처럼 양적완화 규모 확대를 지지하는 위원들은 그동안 3차 양적완화가 미국의 금융시장 상황을 완화시키고 주택시장 회복을 도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고용시장 상황을 더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매달 자산매입 규모를 더 늘리거나 국채 등도 추가로 매입하는 방안을 지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의사록에 따르면 두어명의 위원들은 “노동시장이 본질적으로 개선될 때까지 자산매입을 지속한다”는 기존 양적완화의 원칙을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의사록은 다수의 위원들이 첫 금리 인상 시기를 구체적인 실업률 수치, 인플레이션 수치와 연계해 제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지지의 뜻을 보였다. 특히 이에 대해서는 자넷 옐렌 연준 부의장 등 4명의 위원들이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바 있다.
◇ 긴축반대 시위, 유럽 23개국 휩쓸었다
그리스와 스페인 문제 해결을 위해 유로존 당국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각국의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유럽 23개국을 휘쓸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유럽 23개국에서 40여개 노조 소속 노동자들이 각국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인한 임금과 연금 삭감, 사회복지 축소 등에 항의하는 총파업 시위에 나섰고, 시민들도 이에 가세했다. 시위는 유럽노조총연맹(ETUC)가 정한 ‘유럽인 행동과 연대의 날’을 맞아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유럽 대륙 전체가 이처럼 공조된 총파업 시위를 벌인 것은 사실상 처음있는 일이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는 시위대로 인해 학교들이 문을 닫고 버스와 지하철, 기차 등 대중교통 운행이 대부분 중단됐다. 비행기 결항과 운행 지연사태도 속출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소형 가게들도 일찌감치 문을 닫았다. 특히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는 대규모 경찰 병력과 시위대가 대치하는 과정에서 폭력시위가 벌어지기도 해 부상자가 속출하기도 했다. 경찰측은 곤봉으로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고 고무총탄을 발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페인 내무부는 전국적으로 80여명을 체포했으며 경찰관 20명을 포함해 3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포르투갈에서도 40여개 도시에서 진행된 총파업으로 지하철 운행과 여객선, 철도 서비스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쓰레기 수거는 거의 중단되다시피했으며 병원 진료도 파행적으로 이뤄졌다. 항공편도 200편 이상 취소됐다. 또한 그리스의 양대 상급노조인 노동자총연맹(GSEE)과 공공노조연맹(ADEDY)도 파업에 동참했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두 차례 시한부 총파업을 벌인 그리스 노조들은 그리스 정부와 의회가 135억유로의 추가 긴축안을 통과시킨 것에 항의했다.
◇ 美 소매판매 예상외 부진..생산자물가는 하락
미 상무부는 지난 10월중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9월 1.3% 증가에서 감소로 급선회한 것이며, 0.2% 감소를 점쳤던 시장 예상치도 하회한 것이다. 특히 소매판매가 감소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넉 달만에 처음이었다. 또한 자동차와 휘발유, 건설자재 등을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 역시 0.1% 감소하며 소비경기 악화를 재확인시켰다. 이는 0.4% 증가를 점쳤던 시장 예상치에도 못미친 것이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보합권에 머물렀다.
이같은 소매판매 부진은 미국 북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 충격이 컸던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하게 어느 정도 영향을 줬는지는 파악하기 어려웠다. 상무부도 “허리케인 피해지역을 조사했지만, 충격을 정확히 파악하진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자동차 회사들은 지난달 판매 감소가 허리케인 영향이 컸던 만큼 11월에는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지난달 자동차 판매는 1.5% 줄어 작년 8월 이후 1년 2개월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 10월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9월의 1.1% 상승에서 하락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시장에서 예상했던 0.2% 상승 전망치도 밑돌았다. 특히 생산자물가가 하락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5개월만에 처음이었다. 0.1% 상승이었던 전망치를 하회한 것으로, 지난 2010년 10월 이후 2년만에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또 전년동월대비로도 생산자물가는 2.3% 상승해 시장 전망치인 2.6% 상승을 밑돌았고, 근원 생산자물가 전년동월비도 2.1% 상승해 2.5%인 전망치를 하회했다.
◇ “분사-독립이사 검토하라”..주주들, 씨티그룹 압박
씨티그룹의 펀드 주주들이 일부 사업부문 분사를 통한 조직 슬림화와 독립 이사 선임, 주주 가치 증대 계획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같은 주주들의 압박이 어떤 변화를 야기할 지 주목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운트 성(聖) 스콜라스티카 베네딕트수녀회를 대신한 트릴리엄에셋매니지먼트와 전미지방공무원노조연맹(AFSCME) 연금펀드 등은 씨티그룹 주가가 지난 2008년말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장부가치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다며 씨티그룹 이사회에 회사 분리방안 등을 검토하라는 주주 제안서를 접수시켰다.
이들은 지난 3월 연방준비제도(Fed)가 실시했던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규제당국이 지속적으로 주주들에게 자본을 환원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튜 팻스키 트릴리엄 최고경영자(CEO)는 “금융위기가 시작된 이후부터 몇차례 긍정적인 조치들이 취해지긴 했지만 사업구조를 단순환하고 리스크를 줄이는 쪽으로의 진전은 더디게 진행되고 아직 완성되지 못했다”며 “여전히 ‘대마불사’라는 오명과 리스크를 지면서 과도하게 복잡한 구조를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주주들은 씨티그룹 이사회가 독립 이사를 위원회에 지명하고 씨티그룹내 하나 이상의 사업을 별도로 분리하는 동시에 주주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사회는 내년 정기주총 후 120일 이내에 이에 대한 답변을 제시해야 한다.
팩트셋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트릴리엄은 씨티그룹 지분을 0.01% 보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