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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축사회, 강력한 지도자 원해…韓, 히틀러 아닌 루스벨트의 길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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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석 기자I 2026.05.04 06:00:04

[인터뷰]홍성국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
"모든 위기 단칼에 해결할 메시아 원해…파시즘의 덫"
7개 'K-구조전환' 제언…증세·오픈프라이머리 확대 강조
'성장' 위한 대기업 역할…"후계자 아닌 경영자로 봐야"
"반도체 호황 속 지방선거 후 1년...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수축사회가 깊어지면서 사람들은 모든 위기를 단칼에 해결해 줄 메시아를 바라게 됐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이 강력한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자발적으로 독재나 강력한 지도자들을 원하게 됐다. 사람들이 파시즘을 용인하는 마음으로 바뀐 거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최근 ‘더 센 파시즘’을 발간한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대표 출신인 홍 의장은 21대 국회에서 지역구 의원까지 지냈지만 “정치는 자신과 맞지 않다”며 떠났다. 현재는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을 맡아 여당 경제 교사이자 수축사회 대안을 고민하는 미래학자로 활동 중이다. ‘더 센 파시즘’은 홍 의장의 수축사회 고민을 담은 9번째 책이다.



“모든 위기 단칼에 해결할 메시아 원해…파시즘의 덫”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홍성국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전 민주당 의원) 인터뷰
홍 의장은 수축사회를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았던 팽창사회가 끊어진 것”으로 요약한다. 인류 역사는 항상 현재보다 미래가 더 좋았고 자식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이 당연했지만 수축사회에서는 그 전제가 깨진다. 4불(불평등·불공정·불확실·불안정)은 수축사회의 대표적 특징이다. 그는 기후위기로 인한 막대한 비용, 인구의 자발적 감소, 과학기술 발전이 만들어낸 공급과잉 등을 수축사회를 만든 주요원인으로 꼽는다.

현재는 수축사회의 부작용으로 강력한 지도자에게 모든 것을 맡기려는 파시즘적 충동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는 게 홍 의장의 분석이다. 그는 “모든 위기를 단칼에 해결해 줄 메시아를 바라는 마음들이 모였다”며 “지금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의 정치 지배 구조를 보면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 트럼프와 중국의 시진핑, 러시아의 푸틴 외에 동유럽과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의 리더십도 상당히 많이 독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히틀러의 길’과 ‘루즈벨트의 길’ 기로에 있다고 진단했다. 100년 전 1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독일은 스페인 독감, 하이퍼 인플레이션, 대공황을 연이어 맞고 ‘히틀러’라는 파시즘을 택했지만 미국은 대공황 속에서 ‘뉴딜 혁명’으로 구조전환에 성공해 패권국의 자리를 지켰다.



‘K-구조전환’ 제언…“대기업 후계, 맹목적 비판보단 경영 능력 봐야”

홍성국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이 지난해 8월 '새정부의 국정과제와 대한민국 경제대전환'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홍 의장은 한국이 21세기 파시즘을 돌파하고 ‘루즈벨트의 길’을 가기 위해 7가지 ‘K-구조전환’을 제안했다. △완전히 새로운 국가모델 설정 △강력한 민주주의 △성장 중심 사회 △미래형 제조강국 △가짜정보와의 전쟁 △교육 체계 개편 △사회적 자본 구축 등이다.

이중 홍 의장은 ‘강력한 민주주의’를 위해 오픈 프라이머리(당원 아닌 일반유권자도 후보 선출 참여) 확대를 강조했다. 민주당이 최근 강조하는 ‘당원주권주의’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는 “양쪽으로 강하게 나눠져 있는 상태에서 한쪽에서만 후보를 뽑는 게 전형적으로 파시즘이 태동하기 좋은 구조”라며 “(당원 공천권한만 확대되면)영입인재도 들어오기 어렵다. 정치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오픈프라이머리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홍 의장은 ‘성장 중심 사회’와 관련해 후계구도를 단순히 창업자의 ‘3·4세’라는 이유로 비판하기보단 경영 능력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으로는 과감한 제언이다.

홍 의장은 “우리나라는 후계자에 의한 경영 비중이 크다. 그렇다고 이를 금지할 수 없다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후계자가 아니라 경영자, 그리고 혁신가로 보고 만약 능력이 없으면 경영 대신 주주로 바꾸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했다. 창업자 4세로 토요타 자동차를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으로 발전시킨 아키오 회장을 좋은 사례로 꼽았다.



“반도체 호황 속 지방선거 후 1년이 구조전환 골든타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홍성국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전 민주당 의원) 인터뷰
그는 구조전환 재원을 위한 증세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홍 의장은 “뉴딜 시기 루즈벨트 때 소득세 최고세율이 94%(실효세율 50% 수준)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우리도 부동산 보유세나 부가가치세 등은 조금 올릴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마련한 재원은 돌봄·교육·주거에 집중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소득은 선진국인데 이들 분야는 3만 달러 수준이 전혀 안된다”고 했다.

아울러 초·중·고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내국세 약 20%가 자동 배분되는 교육재정교부금 개혁 등 적극적인 예산 재구조화도 필요하다는 게 홍 의장의 설명이다.

홍 의장은 6·3 지방선거가 끝난 후 2028년 4월 총선 전까지 선거가 없는 약 1년이 구조전환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봤다.

그는 “마침 반도체 호황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상황도 좋고 구조전환을 할 수 있는 체력도 일정 부분 보강됐다. 다만 총알(재원)이 생겼다고 실탄을 막 쓰면 안 된다”며 “히틀러가 아닌 루즈벨트의 길을 가려면 그의 취임 연설처럼 ‘두려움 그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홍 의장과의 추가 일문일답.

-중동전쟁이 길어지고 있다.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상당히 심각하다. 과거 사례는 (이렇게 물동량이 많은)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아니었다. 유전 채취 시설이 어떻게 파괴됐는지 아무도 모른다. 파괴가 됐으면 복구하는 데 1년이 걸리고 2년이 걸린다. 또 중동이 과거에는 원유만 수출했는데 지금은 나프타부터 에틸렌, 반도체 생산 장비용 헬륨, 요소수까지 직접 한다. 오늘 전쟁이 딱 끝나고 호르무즈가 개방돼도 물량이 들어오려면 6월은 돼야 한다. 근데 지금 분위기 보니까 더 오래 갈 것 같다.

-정부는 석유류 최고가격제를 시행 중이다.

△이번 최고가격제는 과거와 다르다. (수급 불균형 문제가 있던)과거와 달리 지금은 물량이 없다. 주유소(정유사) 때려잡자 이런 분위기는 굉장히 잘못된 거다. 괜히 최고가격제 해가지고 차액 보전해 주고 헛된 돈 쓰지 말아야 한다. 어떻게든 기업들을 격려해 빨리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코스피 지수 6000을 돌파했다. 낙관해도 되나.

△반도체 열기랑 머니무브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소비가 좀 늘고 있는데 반도체에서 초과로 발생한 수익이 어찌 됐든 한국에 뿌려지는 거다. 문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거다. 또 (중동전쟁 여파로)물가가 고공행진 하면, 현재 은행 연체율이 늘고 있는데 금리를 낮추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우리 경제가 상당히 힘들어질 거다. 반도체 전망이 더 이상 좋아지지 않는다고 했을 때 굉장히 위험한 부분들이 있다.

-한국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최근 한국 잠재성장률을 1.7%에서 1.5%로 낮췄다. 굉장히 위험한 신호다. 일본이 1% 아래로 가면서부터 ‘잃어버린 시대’로 들어갔고 한 번도 반등을 못했다. 지금 우리가 그 국면이다. 노동 투입은 급속히 떨어지는 국면에 들어갔다. 그러면 더 많은 자본 투자를 해야 되는 거고 총요소생산성을 더 높여야 한다.

-수축사회를 극복한 모델이 있나?

△지금 모델이 없다. 그동안 진보의 모델은 스웨덴 모델 했는데 지금은 정답이 아니다. 핀란드 모델도 같고 영국, 독일, 프랑스 모델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공론화해 직접 만들어야 한다. 패스트 팔로우에서 퍼스트 무버로 가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퍼스트 무버의 방향성 자체도 모르는 상황이다.

-수축사회를 잘 해결하면 최종 종착지는 어디인가?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 있는 사회가 되면 성공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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