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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의 주요 주주는 재일교포들로 이들의 지분율이 대략 20~30%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특수성을 감안해 외국계 은행 인가에 인색한 일본 금융당국이 인가를 내준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불법대출이 없다고 신고한 하나은행과는 달리 신한은행에 대해서는 본점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하나은행이 부동산담보대출을 거의 취급하지 않아 불법의 소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과 달리 SBJ은행은 부동산담보대출 자산 비중이 높아 불법대출이 발생했을 소지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SBJ은행 관계자는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것은 SBJ가 법인으로 영업조직망 뿐만 아니라 인사부, 감사부, 심사부, 등 법인을 영위한 본점조직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여신심사역이 일본 현지에 있기 때문에 한국의 본점에서 여신심사를 거치는 하나은행과는 사정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자료만 보고 심사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판단을 하기 어렵지만 SBJ는 현지사정에 정통하기 때문에 심사가 잘된다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지점장 전결권이 없어 본점 여신심사부에서 모든 안건을 심사하고, SBJ은행의 지점장 전결권은 기업이라도 300만~500만엔에 불과해 사실상 전결권이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일본은 개인사업자 개념이 없어 소규모 영세한 식당을 운영하더라도 법인으로 등록되며 기업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고객 기반이 다르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SBJ의 주요 고객은 재일교포다. 일본 한인 사회는 현재 재일교포와 1980년대 이후 유입한 ‘뉴커머(New comer)’ 세대들의 극심한 세대·문화 갈등을 겪고 있다. SBJ은행이 뉴커머 세대를 고객으로 삼지 못하는 이유다.
뉴커머 세대는 주로 국민은행이 전담해왔고 여기에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이 가세하면서 대규모 불법대출 사고가 터지게 됐다.
1980년대초 여행자율화로 일본으로 건너온 세대들을 재일교포와 구분해 ‘뉴커머 세대’로 칭해진다. 이들은 재일 교포보다도 일본 내 기반이 약해 대출을 받고나서 한국으로 도주해버리는 일도 잦아 일본 은행들은 대출을 꺼리는 고위험 고객군이다.
이들은 일본인 건물주들에게 높은 임대료를 내고 운영하는 가게가 한류 붐을 타자 대출을 받아 건물을 사들이려 했다. 연일 임대료가 치솟는 건물을 일본인들로부터 사들이려면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여야 했고 여기에 브로커와 감정평가사, 은행 등의 검은 커넥션이 형성됐다. 부풀린 감정가로 대출을 내준 국민은행 이 전 지점장 등은 그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았고 한인 사업가들은 대출로 사업을 넓혀갔다.
SBJ은행 관계자는 “일본내에 9개 지점 4개 환전소를 운영하는 SBJ은행은 튼튼한 고객기반을 바탕으로 정도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