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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출 결과 2024학년도 수능에서 국어·수학·탐구 평균 1등급(백분위 평균 96점 이상)을 받은 인문계열 학생은 총 343명이다. 이 가운데 16%(55명)는 의학계열을 선택했다. 이화여대 의예과로 8명(2.3%)이, 경희대·대구한의대·동국대·원광대·상지대 한의예과로 47명(13.7%)이 진학한 것이다.
이 가운데 경희대·대구한의대·원광대 한의예과는 사탐 과목 응시자만 지원 가능하지만, 상지대 한의예과와 이화여대 의예, 동국대 한의예과는 사탐·과탐 응시자 모두 지원할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사탐·과탐 모두 반영하는 대학에서는 문과 합격생보다는 이과 합격생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학에서 미적분·기하 선택 학생이 확률과통계 선택 학생보다 표준점수에서 우위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22학년부터 도입된 문·이과 통합 수능의 가장 큰 변화는 수학에서 문·이과 칸막이를 없앤 것이다. 예컨대 수학은 총 30문항 중 22문항에서 같은 문제(공통과목)를, 나머지 8문항은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등 수험생 선택에 따라 각기 다른 문제를 풀게 된다. 그 이후에는 선택과목 응시집단의 공통과목 성적에 따라 표준점수를 보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과생보다 수학 점수가 낮은 문과생들의 점수가 하향 조정된다.
문제는 상위권 대학들이 이과 모집 단위에서 미적분·기하·과탐 등을 필수응시 과목으로 지정하면서 상대적으로 문과생들의 지원은 어렵게 만든 반면 이과생들은 인문계열 지원을 쉽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수능에서 우위를 점한 이과생들이 인문계열에 대거 지원하면서 ‘대학 간판’을 높이려는 현상이 심화, 이른바 ‘문과 침공’ 논란을 낳았다.
결국 교육부는 지난해 2월 대학 재정지원사업(고교교육 기여 대학 지원사업)에서 수능 필수 응시과목을 폐지하면 점수를 잘 받도록 평가지표를 개선했지만, 적용 시점은 2025학년도부터다. 이번 분석 결과는 이런 개선 조치가 반영되기 이전이라 이과생들의 이른바 ‘문과 침공’ 현상이 나타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서울대로 진학한 나머지 84%(288명) 중 상당수도 이른바 ‘문과 침공’한 이과생일 것으로 추정된다. 수능에서의 이점을 살려 ‘대학 간판’을 높이려는 이과생이 상당 부분 포함됐을 것이란 얘기다. 이들이 진학한 학과는 서울대 경제학부가 74명(21.6%)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영대학 56명(16.3%), 정치외교 28명(8.2%), 인문계열 23명(6.7%) 순이다.
임 대표는 “문과 최상위권이 진학하는 학과들은 인문계열 학과로 분류되지만, 실제 상황은 자연계열 학생들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의대 증원과 무전공 선발 확대가 적용되는 올해(2025학년도) 입시 역시 이과생들의 독식이 예상된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이 확정한 2025학년도 의대 전체 모집인원은 총 4610명으로 전년도(3113명)보다 1497명 늘었다. 여기에 2025학년도부터 전국 73개 대학이 내년도 신입생 중 28.6%를 무전공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종로학원은 의대 증원과 무전공 선발 확대로 상위권 학생들의 연쇄 이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임성호 대표는 “이과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학계열로 진학하면 그 아래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 자연계열이나 무전공 선발에 지원하는 등 연쇄 이동이 예상된다”며 “최상위권 인문계열 학과들은 수시에서도 내신 고득점 학생을 인문계열 학생으로만 채우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앞서 종로학원이 지난달 21일 ‘2024학년도 대학 합격자들의 계열·등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 수시 내신 기준 1.1등급이 합격선으로 형성된 대학 합격자 432명 중 97%(419명)가 자연계 학생으로 분류됐으며, 인문계열은 3%(13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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