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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을 비롯한 푸드테크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글로벌 VC 관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하기 시작한 지난 2019년부터 부쩍 늘어왔다.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올라갔을 뿐 아니라 축산업이 초래한 환경오염 위기 및 동물복지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육류를 기피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피치북에 따르면 2019년 총 88개의 푸드테크 딜에 7억2390만달러(약 8966억원)의 VC 자금이 쏟아졌고, 2020년에는 규모가 부쩍 늘어 112개 딜에 17억170만달러(약 2조1000억원)가 쏟아졌다. 정점을 찍은 것은 2021년이다. 지난해 세계 VC들은 169개의 푸드테크 스타트업 딜에 30억달러(약 3조7170억원)를 집행했다.
하지만 경기 불확실성이 짙어진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대체육과 접점이 높은 식품 제조기술 관련 딜들이 예전과 같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지 못하면서 (밸류에이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피치북은 “푸드테크 딜의 가치는 지난해 4분기 대비 41% 가량 감소했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라운드 수도 4분기 대비 13.3% 줄었다”고 분석했다.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줄었다기 보다는 현재의 거시적 경제 환경이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괄목할 만한 투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식물 기반 단백질로 3D 프린팅 스테이크를 개발하는 이스라엘의 리디파인미트(Redefine Meat)는 올해 1월 하나코벤처캐피탈과 신테시스캐피탈 주도의 시리즈B 투자에서 1억3500만달러(약 1673억원)를 유치했다. 이 외에 싱가포르 기반의 대체육 개발사 넥스트젠은 지난 2월 K3벤처스와 GGV캐피탈 등으로부터 1억달러(1239억원)를 유치하기도 했다.
국내 VC 한 관계자는 “대체육은 갈 길이 먼 분야”라며 “생고기의 맛이나 식감을 그대로 구현하는 곳은 세계적으로 볼 때도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투자사들도 투자를 집행해도 맛과 식감 구현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분야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미래 먹거리인 만큼, 손을 아예 놓는 VC는 없겠지만, 현 경기 상황에서는 주춤할 수 있는 분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