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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 PF 채무 줄었는데… 위험성은 오히려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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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I 2013.09.24 07:02:15

3년 이상 미착공이 93%… 사업 지연땐 금융비융 커져
순차입금·연체율도 지속 증가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올해 상반기 대형 건설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잔액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PF 부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제1금융권을 중심으로 PF대출을 적극적으로 회수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 역시 신규 PF사업에 나서지 않는 등 극도로 몸을 사렸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출혈을 감수하고 지급보증 선 대출금을 대신 갚는(대위변제) 식으로 부실 PF사업장을 과감히 정리한 영향도 크다.

PF 우발채무는 보증을 선 건설사에게 모든 책임이 돌아가도록 설계돼 있다. 분양이 저조하면 공사비를 받지 못할 뿐더러 PF 사업장이 부도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면 건설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해서다.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들이 PF 우발채무 잔액을 줄이기 위해 힘쓴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PF 우발채무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외견상 긍정적으로 해석할 만하지만 그렇다고 부담 요인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PF 우발채무의 절대 규모는 줄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순차입금은 물론 연체율 역시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PF 부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형 건설사 PF 잔액 감소… 차입금은 늘어

최근 배문성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이 발표한 올해 하반기 건설 전망 자료에 따르면 대형사로 구성된 AA급 건설사들의 PF 우발채무는 올해 상반기 기준 3조2000억원으로 금융위기가 터진 2009년(5조7000억원)보다 2조5000억원가량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9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3년 이상 착공하지 못한 미착공 PF 사업장 비중은 93%에 달했다. 3년 이상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사업성이 떨어져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비용 역시 건설사들로서는 부담이다. 특히 장기 지연된 PF 사업장 대부분이 분양시장 침체의 골이 깊은 서울·수도권에 몰려 있어 PF 대출이자 부담이 더 커지고 있는 점은 우려할 만하다. 전체 PF사업장의 절반 이상(58%)은 경기도에 있고, 이어 서울(16.8%)·인천(9.3%) 순이다.

정원현 한국기업평가 평가1실장은 “PF에 대한 투자 기피 등으로 만기구조 단기화가 심해졌고 미착공 PF 사업장의 사업 지연이 이어져 질적인 부분은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가화되면 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건설사에 큰 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 대형 건설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잔액이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향후 전망은 잿빛이다. PF 잔액의 절대 규모 감소에도 같은 기간 순차입금 증가 등 질적인 부문은 더 악화돼 PF 부실 우려를 완전히 떨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올해 초 코레일과 출사사 간 갈등으로 사업이 무산된 용산 국제업무지구 부지 전경.
“주택 경기 침체 장기화되면 PF 부실 등 경영 악화 우려”

시공평가순위 6위권 내의 대형 건설사 중 대우건설의 PF 우발채무가 가장 높다. 2008년 이후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중심으로 신규 수주 규모를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대우건설의 PF 우발채무 잔액은 2조265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2조9164억원)보다 8800억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비교 대상 대형사 5곳 중 PF 잔액 감소 폭이 가장 크다.

그러나 지난해 순차입금은 1조원 이상 확대됐다. 매출채권과 미수금을 합한 금액도 3월 기준 3조7억원가량으로 2008년 이후 증가세다. 이 중 준공된 사업장에서 아직 공사금을 받지 못한 공사 미수금도 43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미착공 PF 사업장이다. 착공이 지연될수록 금융비용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불확실성 확대로 금융기관 등이 PF 투자를 더욱 꺼리기 때문에 향후 차환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의 미착공 PF 잔액은 1조6727억원에 달한다. 대부분 경기에 민감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A신평사 관계자는 “PF 잔액이 대폭 줄어든 것은 긍정적이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이 지연될 수록 수익성이 훼손될 위험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올해 상반기 PF 우발채무는 6128억원으로 지난해(1조3391억원)보다 7000억원가량 줄였다. PF 잔액을 줄이기 위해 경기도 부천 중동 사업장에 지급보증 선 대출을 대신 변제하고 인천 옥련동 PF 사업장에 대한 채무를 인수한 영향이 크다.

포스코건설 역시 PF 잔액이 많이 줄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5591억원으로 지난해(1조57억원)보다 4400억원가량 감소했다. PF 잔액을 줄이기 위해 자체 자금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다만 대부분 만기가 1년 내 집중돼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이런 요인으로 총차입금 비중이 2008년 8000억원 수준에서 2013년 현재 1조3000억원까지 증가했다.

GS건설은 올해 상반기 1조9838억원으로 지난해(2조2170억원)보다 2300억원가량 줄었지만 차입금은 크게 늘었다. 지난 3월 현재 총 차입금은 3조4453억원으로 지난해(2조4604억원)보다 9849억원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같은 기간 PF 잔액이 1조6838억원에서 1조662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PF 부실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주택부문의 매출 비중을 많이 줄였다. 2006년 총 매출액의 37%가 주택사업에서 나왔지만 지난해에는 이 비율이 9%까지 떨어졌다. 다만 PF 잔액의 9900여억원(66%)에 대한 상환 만기일이 내년 2월에 몰려 있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림산업은 같은 기간 9829억원에서 1조110억원으로 유일하게 PF 잔액이 증가했다. PF 잔액 90%가 서울·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미착공 사업장의 비중도 89%로 상당히 높다.

한 대형건설사 고위관계자는 “대형사의 경우 수익 구조가 탄탄해 당장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주택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위주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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