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수의 종목이 청약 및 상장에 돌입하는 IPO 슈퍼위크를 맞았으나 시장 분위기는 냉랭하다. 투자 열기를 바탕으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이 진행될 때마다 희망밴드 상단 혹은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던 흐름은 하단에 가격을 결정한 뱅크웨어글로벌 이후 사라졌다.
악재도 등장했다. 경기침체 우려로 증시가 급락하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사그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상장한 새내기주의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 것도 투심 약화에 영향을 미쳤다.
IPO 시장 대어로 분류됐던 시프트업(462870)과 산일전기(062040) 등이 상장에서는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음에서 재상장과 스팩, 리츠를 제외한 7월 상장 6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32.8%로 연초대비 크게 낮아졌다. 첫날 종가 수익률은 7.6%에 불과하다. 급기야 지난달 상장한 이노스페이스(462350)와 엑셀세라퓨틱스(373110)는 거래 첫날 공모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거래를 마치며 투자자에 손실을 안겼다. 이밖에 하스(450330)와 피앤에스미캐닉스(460940) 등 후발주자들의 주가도 부진하다. 신규 상장 종목 중 상장일로부터 15일이 지난 종목을 추종하는 KRX 포스트 IPO 지수는 7월 이후 이날까지 23.44% 하락했다.
공모주 불패 신화가 깨지자 청약 경쟁률도 저조한 추세다. 7월 상장 종목 중 일반청약 경쟁률 1000대 1을 넘긴 것은 피앤에스미캐닉스와 아이빔테크놀로지뿐이다. 최근에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실시한 뱅크웨어글로벌은 경쟁률 239.19대 1에 그쳤으며 청약증거금은 1조원에 미치지 못하는 6692억원으로 흥행에 참패했다.
금리 인하 기대로 상반기까지 초호황기를 보낸 IPO 시장이 7월 이후 급격히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투자자 주의도 요구된다. 단기 차익을 노린 ‘묻지마 투자’가 사라진 것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안정적인 시장이 오기도 전에 침체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게다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 국내 코스피가 하루에만 8%대 급락하면서 IPO 투자자본이 쪼그라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해온 청약경쟁률이 4월부터 꺾이기 시작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증시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IPO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만큼 IPO 투자 시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의 상장 일정이 멈춘 것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주 열릴 것으로 예상된 한국거래소의 더본코리아 상장예비심사 위원회가 연기됐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연돈볼가츠’와 가맹점주간의 갈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증권가에서는 IPO시장에서의 옥석가리기가 확대되며 수익률 변동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중한 투자를 주문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과 2021년 IPO 시장 호황 이듬해 시장 흐름이 급격히 하락했던 적이 있는 만큼 8월 IPO 시장 역시 소강상태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며 “케이뱅크와 탑런토탈솔루션 등 대어급 기업의 IPO 도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