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대전역에 있는 ‘청춘나들목’. 송인혜(가명·26) 씨는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선명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전엔 돈과 지역만 보고 일자리를 구해왔다고 했다. 대학 졸업 후 웹툰 어시스트를 하며 돈을 벌긴 했지만 제대로 된 직장에 취업해본 경험은 없었다고도 했다. 그는 “주위에 공시(공무원 시험) 준비생, 프리랜서가 많아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작성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조차 없었다”고 했다. 이곳에서 송 씨는 취업에 필요한 기초 지식은 물론 자신의 성격과 직업 가치관도 진단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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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나들목은 정부의 청년성장프로젝트 사업에 선정된 ‘청년카페’다. 청년의 구직단념을 예방하고 ‘쉬었음’ 기간이 긴 청년의 취업을 돕기 위해 마련한 복합 취업지원 공간이다. 기존 취업 지원 공간이 딱딱한 사무 공간이라면, 청년카페는 출입 문턱을 낮춰 취업 의지를 자연스럽게 북돋아 주는 점이 특징이다. 이날 청년들은 ‘진로 질문카드’를 한 장씩 뽑아 본인의 목표 등을 공유하고 발표자의 꿈을 서로 응원했다. 앞선 프로그램은 외부 강사가 진행하는 ‘나를 알리는 입사서류’ 강의였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전국 44개 자치단체와 협업해 63개 청년카페를 운영할 예정이다.
심리상담을 받는 청년도 많다. 고용부는 청년카페를 통해 1인당 최대 10회 심리상담을 지원한다. 청춘나들목은 지난달 7일부터 심리상담을 제공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74명이 신청해 받고 있다. 심리상담을 병행하고 있는 송 씨는 “상담을 통해 자신감을 찾고 있다”고 했다. 청춘나들목을 운영하는 우수정 대전청년내일센터장은 “구직단념 기간이 길거나 회사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이탈한 청년의 경우 심리적 외상을 입기 쉽다”며 “자존감을 되찾기 위해 심리상담을 신청하는 청년이 많다”고 했다.
이날 진행된 ‘이미지 메이킹’도 청년들의 자존감 살리기 일환이었다. 개인 얼굴과 가장 잘 어울리는 색(퍼스널 컬러)을 찾고 메이크업을 해 증명사진을 찍는 과정이다. 시중에서 각 서비스를 받으려면 총 20만원 이상을 들여야 한다. 우 센터장은 “무료 서비스보다 중요한 것은 청년들이 ‘내가 이렇게 멋진 얼굴을 가졌다’라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점”이라고 했다. 도하린(가명·27) 씨는 “여러 취업 지원 서비스를 받아봤지만 대개는 ‘원데이 클래스’였다”며 “체계적인 커리큘럼 속에서 다른 구직자들과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점이 청년카페 강점인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