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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재계 등에 따르면 LG, GS는 CVC설립 관련 막바지 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 그룹 모두 이미 해외 벤처투자 회사를 통해 스타트업에 상당한 투자하는 등 신성장동력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LG, GS그룹이 가장 유력하게 CVC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상당수 검토가 진행됐고, 개정 공정거래법이 시행되는대로 CVC설립을 공식화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도 “올해말 개정법 시행을 앞두고 복수의 그룹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내년 초에는 서너개 그룹에서 CVC가 설립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CVC는 창업기업에 자금을 투자하고 모기업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창업기업의 성장 기반 마련을 지원하는 회사다. 현행법상 국내에서 대기업 지주회사는 CVC를 둘 수 없다. 벤처캐피털은 금융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상의 금산분리 원칙을 위반하기 때문이다. 비(非) 지주회사는 벤처캐피털을 설립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역차별 논란이 거셌고, 결국 지난해말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지주회사도 CVC를 보유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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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홍범식 경영전략팀장(사장)을 중심으로 CVC설립 관련 막바지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LG측은 국내 VC와 물밑접촉을 하면서 VC운영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인재 영입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LG는 공정거래법 개정 논의 당시 가장 먼저 CVC설립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구광모 회장이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벤처투자에 적극 나서는 상황에서 CVC 설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LG는 해외법인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미국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해왔다. 2019년 구 회장이 취임 이후 첫 해외 출장 장소로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선택했을 만큼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주로 해외투자에 방점을 찍고, 새로 설립하는 CVC는 국내 벤처 투자에 나서는 등 이원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태수 회장 취임 이후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는 GS그룹 역시 CVC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GS는 사업목적에 금융업을 추가했다. CVC 설립을 위한 사전 준비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내년 개정 공정거래법이 시행되면 GS 산하에 100% 자회사 형태로 CVC를 설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GS는 계열사인 GS홈쇼핑 CVC사업부를 통해 ‘테스트 베드’를 구축했다. 현재는 사업부에 불과해 외부 자금을 끌어올 수 없는 구조라 자체 자금을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캐피털(VC)인 ‘GS퓨처스’와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GS비욘드’를 설립한 뒤 해외 벤처기업 투자도 나서고 있다. GS도 해외 투자와 별도로 지주회사 산하 CVC를 통해 국내 벤처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GS관계자는 “재무적 투자가 아닌 전략적 투자 관점에서 CVC 설립과 관련해 어떤 그룹보다 선제적으로 검토해 왔다”고 말했다.
◇SK는 글쎄...“별도 검토 하고 있지 않아”
대표적인 지주회사 체제인 SK도 CVC설립에 선제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가시화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SK그룹은 SK텔레콤을 쪼개사 만든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를 통해 반도체, ICT분야 투자에 나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직접투자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 CVC설립에는 상대적으로 미온적이라는 분위기다.
SK관계자는 “CVC설립 관련해서 아직 구체적인 논의는 없다”면서 “어떤 방식의 투자가 신성장동력을 찾는 데 가장 효율적인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