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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보고서 대신 카톡, 유니폼 폐지..격식 벗고 혁신 입은 권준학 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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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성 기자I 2021.06.02 04:00:00

'With CEO' 간담회 정기 개최, 직원 의견 귀 기울여
직접 금융상품 아이디어 제시, 친환경 농식품 지원
매주 디지털혁신캠퍼스 출근도장

[이데일리 김유성 전선형 기자] ‘60년 묵은 유니폼 문화가 사라졌다. 임원실 앞 결제를 받기 위해 기다리던 긴 줄이 사라졌다.’

농협중앙회 출신으로 올해 1월 NH농협은행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권준학 행장이 수평적 조직을 만들기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농민 권익 향상’이라는 특수목적은행으로 농협중앙회 손자회사로 있는 농협은행이 4대 금융지주(신한·KB·하나·우리)와 직접 경쟁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14일 권준학 농협은행장이 21년 상반기 공채 신입행원 34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농협은행 제공)
권 행장은 지난 5개월간 ‘현장이 곧 은행장실’이라는 말이 통할 정도로 발걸음이 바빴다. 일선 직원들의 의견을 직접 들으면서 ‘상명하복 문화가 강하다’라는 전통적인 농협은행 문화도 자연스레 바뀌고 있다.

막내 사원들과 격없는 소통, 임원실 앞 결제 대기줄 사라져

권 행장은 지난달 31일 디지털분야 신규 직원들과 함께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이들 직원은 인턴 직원으로 들어와 정식 직원으로 입사한 이들이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사진 가운데)이 지난 31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채용연계 인턴전형에서 선발된 디지털 분야 신규 직원들과 함께 CEO 간담회를 실시하고 있다. (농협은행 제공)
권 행장은 매월 정기적으로 ‘With CEO’라는 이름의 간담회를 통해 직원들과 자리를 가져왔다. 은행의 최고경영자(CEO)인 행장과 일반직원인 행원 간 벽을 허물고 급변하는 디지털 금융 환경 분야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한 목적이다.

권 행장은 취임후 행원들의 유니폼을 없앴다. 또 내부 보고용 종이를 없앴다. 전 직원에 업무용 태블릿PC을 나눠주고 이를 활용한 보고를 받게 했다.

정해진 틀과 양식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전자 문서와 카카오톡 등 온라인 보고를 일상화했다. 덕분에 임원실 앞 결제 대기줄이 사라졌다는 후문이다.

더불어 코로나19 시대에 맞게 급증하는 비대면 회의 수요를 고려해 다앙한 형태의 컨퍼런스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임직원과 방문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맞이 공간을 구축한다. 지난 4월 유니폼 폐지를 선언한 것도 수평화된 조직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의 하나였다.

때로는 권 행장이 현장 직원에 직접 의견을 내기도 한다. ‘NH사랑해요. 감사해요 적금’은 가족들이 함께 누릴 수 있는 금융상품을 만들어보라는 권 행장의 의견에 따라 만들어진 상품이다. 적금 만기 시 사전에 지정된 (조)부모나 (손)자녀의 당행 입출식 계좌로 만기해지금액이 자동 입금되는 적금이다. 권 행장은 1호로 이 상품을 가입하며 농협 창립 60주년을 기념했다.

현장소통 행보, ESG·실적으로 이어져

권 행장의 현장소통 행보는 최근 각광받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농협은행은 ESG실천 우수농식품기업을 위한 NH농식품그린성장론 잔액이 1조원을 돌파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지난해말에 출시된 상품이다. 지난 3월 대출 잔액 5000억원을 넘은 이후 2개월만에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사회적 농업·농식품기업을 지원하는 대표 여신상품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대출 증가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추세다.

NH농식품그린성장론 출시 및 단기간 1조원 달성은 농업·농식품분야 ESG 실천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발판을 공고화했다는 평가다. 농협은행은 NH농식품그린성장론 등의 지원 성과를 바탕으로 5월말 기준 전체 농식품기업여신 잔액이 26조 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실적도 준수한 수준으로 올랐다. 농협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농협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 40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6%(935억원) 늘었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왼쪽에서 2번째)이 5월 18일 서울 서초구 소재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서 개최한 ‘D-Talk’세미나에 참석해 디지털R&D센터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농협은행 제공)
앞으로 남은 권 행장의 과제는 시중은행과의 디지털 경쟁이다. 최근 금융업계는 오프라인 점포는 줄이고 모바일 뱅킹 사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4대 금융지주는 이미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한 뜻을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인터넷은행 업계도 하반기 토스뱅크의 등장으로 업계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같은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권 행장은 지난 3월부터 매주 디지털혁신캠퍼스로 출근하고 있다. 디지털 담당 직원들과의 소통을 하고 경영비전을 공유하면서 농협은행의 디지털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권 행장은 “디지털 혁신은 농협은행의 미래가 달린 생존과제로, 디지털 신기술 개발 및 신사업 육성 등을 통해 고객중심의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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