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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송인서적에 등을 돌린 대다수 대형출판사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다. 출판계에서 상위권 매출을 차지하는 10여개 단행본 출판사들은 2017년 송인서적 청산위기를 겪으며 거래를 끊었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지난해 5월 발표한 ‘2019년 출판시장 통계’에서는 단행본 매출 상위 10개 출판사의 매출액이 2246억3700만원으로 주요 25개 출판사 매출액의 60%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과 거래를 하지 못한 송인서적은 영업력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대형출판사를 거래처로 확보하는 게 쉽지 않던 송인서적은 1위 도매업체보다 5% 가량 높은 가격에 출판사에서 책을 구매해 더 저렴한 가격에 서점에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송인서적은 2019년 매출액이 404억원으로 인터파크 인수 당시인 2017년(56억원) 대비 7배 늘었으나 3년 연속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번에도 이들 출판사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송인서적의 영업력 회복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한서협은 서울회생법원에 오는 25일까지 송인서적의 회생 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한서협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송인서적 인수를 위한 35억원 중 15억원이 부족하다”며 공개적으로 송인서적 공동 인수자 모집에 나섰다. 이들은 송인서적을 인수해 공급률을 일정하게 맞추는 방안 등으로 지역 서점에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출판계 및 일부 기업에서 공동인수 및 투자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곳이 넘는 독자·작가·출판사 쪽에서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기부하며 송인서적 인수에 힘을 더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에도 출판·서점계는 200억원의 부채 가운데 무려 130억원을 탕감해주며 송인서적 살리기에 나섰지만 3년도 안돼 다시 청산위기를 맞았다. 코로나19로 동네서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