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희귀의약품이란

천승현 기자I 2014.12.11 05:33:48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얼마 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이라는 질환의 진행 속도를 완화시키는 줄기세포 치료제 ‘뉴로나타알주’를 희귀의약품으로 허가했다.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이 질환은 뇌·척수의 운동신경세포가 순차적으로 사멸해 사지근육 근력 약화 등의 운동신경증상을 나타내다 결국 호흡근 마비로 사망하는 질환이다. 국내에 약 2500명의 환자가 있다.

일반적으로 신약은 허가받으려면 임상1~3상 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식약처는 ‘뉴로나타알주’에 대해 임상2상시험만으로 허가했다. 희귀의약품이라는 이유에서다.

의약품은 크게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으로 구분된다. 전문의약품 중에는 희귀의약품이라는 독특한 영역이 있다. 단어 뜻 그대로 ‘드물어서 매우 귀한 약’을 의미하는 용어로 적절한 대체의약품이 없어 긴급히 도입해야 하는 의약품을 지칭한다.

희귀의약품은 가급적 빨리 환자들이 복용할 수 있도록 간소화된 허가기준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희귀의약품은 허가받을 때 ‘제조·품질관리를 위한 기준 및 시험방법 자료’와 같은 복잡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또 안전성·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시험도 다른 제품보다 간소하게 진행할 수 있다. 희귀의약품을 개발하는 제약사에게는 상당한 혜택이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려면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국내 환자 수가 2만명 이하인 경우에만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될 수 있다. 적절한 치료 방법과 의약품이 개발되지 않은 질환에 사용하거나, 기존 대체의약품보다 현저히 안전성 또는 유효성을 개선했다는 점도 입증해야 한다.

동일 치료제의 연간 수입실적이 150만달러 이하거나 국내 생산실적이 연간 15억원 이하인 의약품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될 수 있다.

다만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한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세포 치료제, 신물질 의약품 및 신물질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한 복합제제 의약품은 이 같은 수입·생산실적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임상시험 단계에서도 적절한 치료 방법과 의약품이 개발되지 않은 질환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한다는 점이 입증되면 미리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을 수 있다. 현재 ‘성인의 HIV 감염’ 등 179개 질환의 치료제로 개발된 제품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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