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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김포시와 김포골드라인운영㈜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는 지난 2019년 9월 개통 뒤 올 1월까지 3년4개월간 운행 중 2017건의 고장이 발생했다. 여기서 1491건(73.9%)은 차량 내 고장이었다. 해당 고장은 현장에서 바로 조치해 전철 운행을 지연시키지는 않았다.
◇운행 장애 23건 발생
이와 별도의 고장으로 인한 운행 장애는 개통 뒤 올 2월까지 23건 있었다. 이 중 15건은 전철 운행을 10분 미만 지연시킨 경미한 사항이었고 나머지 8건은 10분 이상 지연시켰다.
주요 운행 장애로는 올 2월28일 오후 1시께 김포공항역에서 고촌역으로 가던 전동차의 집전장치가 탈락해 48분간 운행이 중단된 일이 있었다. 이 사고로 승객들이 열차에 갇히는 등 불편을 겪었다.
같은달 14일 오후 10시께에는 김포 양촌읍 차량기지 관제실에서 UPS패널(전기 파장 제어 장치)에서 불이 나 1시간20분 동안 전체 전동차 21편성의 운행이 중단됐다. 화재 원인은 UPS패널의 과전류로 조사됐다.
지난해 8월에는 구래역에서 선로전환기가 고장나 전동차 12편성이 각각 3~17분씩 운행이 중단됐고 2020년 12월에는 고촌역에서 김포공항역으로 가던 전철이 갑자기 멈춰 2시간 넘게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김포시민들은 “출퇴근 지옥철에 잦은 고장까지 발생해 전철 타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전철의 고장이 잦은 것은 정비 인력이 부족한 것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포도시철도는 김포시가 서울교통공사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위탁은 내년 9월까지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자회사인 김포골드라인운영㈜에 운영·관리를 맡겼다. 2018년에 설립된 김포골드라인운영㈜는 현재 2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임금 등의 문제로 최근까지 200여명이 퇴사했고 새로 200여명이 채용됐다.
◇노조 “숙련된 정비인력 부족”
김포골드라인운영㈜ 노동조합은 저임금으로 인한 직원들의 잦은 이직으로 숙련된 정비인력이 부족해졌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 정원이 254명(임원 2명 포함)인데 현재 242명이 근무한다”며 “회사 설립 이후 퇴사한 직원이 230여명이다. 최저임금 수준의 연봉을 받으면서 직원들은 더 나은 직장을 찾게 되고 잦은 인력 교체로 정비전문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철의 안정적인 운행을 위해서는 현재 인력으로는 부족하다”며 “300명 정도는 돼야 정비시간 때 고장을 미리 확인하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측은 인력 부족으로 2월14일 관제실 화재 당시 회사가 퇴근한 직원 30명 이상을 다시 현장으로 불러들여 시스템을 정비했다며 임금·인력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오강현(더불어민주당) 김포시의회 부의장은 “시민 안전을 위해 퇴직률이 높은 노동자들의 근무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며 “철도의 공공성과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외부업체 위탁이 아닌 김포도시철도공단 설립을 통한 공영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포골드라인운영㈜는 “노조가 회사 정원을 잘못 알고 있다. 정원은 223명이고 현원은 255명이다”며 “인력이 부족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정규직이 150여명인데 잘 다니고 있고 나머지 100여명은 계약직으로 1년마다 재계약을 한다”며 “계약직이 시험을 보고 다른 회사로 가는 경우가 있지만 철도 운영에 큰 지장은 없다. 노조가 주장하는 2017건의 고장은 회사의 정식 통계가 아니다”고 표명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김포골드라인운영㈜가 전철 운행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며 “안정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공기업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설립심의위원회를 통해 공기업 설립 여부를 정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