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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달성 불가능해진 집단면역이나 지속 불가능한 거리두기가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바이러스에 맞서야 한다. 이른바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은 효과에 비해 피해가 훨씬 큰 사회적 거리두기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대신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데 효과적인 역학조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신속한 확진검사와 철저한 역학조사를 기반으로 광범위하게 접촉자를 격리하면 대규모 집단감염이나 경로를 알 수 없는 새로운 감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위드 코로나 전환이 가능해진 것은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접종으로 코로나19의 치명률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확진자는 늘어날 수 있겠지만 중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병상과 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경우 사망자 수는 일정 수준에서 억제할 수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1년 동안 하루 평균 확진자는 200명이 발생해 누적으로 1283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백신접종으로 치명률이 0.1%로 낮아지면 확진자는 하루 평균 3500명이 발생해도 사망자는 이전 수준과 비슷해지는 셈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의존한 낡은 방역에서 역학조사와 중환자 치료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방역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정부는 정교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여전히 확진자 수 증가를 우려하는 국민들과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문가와 자영업자를 포함한 다양한 국민들이 큰 틀에서 합의하고 이를 정부가 책임지고 실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때 위드 코로나로의 새로운 일상에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