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의 역사가 시작되는 ''음악역1939'' 1980~90년 낭만 간직한 가평역 2010년 경춘선 복선화로 열차 끊겨 2019년 문화복합공간으로 재탄생해
가평음악역1939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낭만열차·MT·기차여행·강변가요제…. 1980~90년대의 경춘선을 대표하는 키워드들이다. 당시 경춘선의 전성기라 불릴 만큼 그 인기가 대단했다. 그런 만큼 경춘선에는 수많은 이야기와 추억이 담겨 있다. 그 중간에 젊은이들의 나들이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던 가평역이 있었다. 주말만 되면 수많은 청춘이 역광장으로 쏟아져 나왔을 정도. 청춘 낭만을 덜커덩거리며 달리던 열차를 기억하는 세대라면 가평역은 추억이 되어 가슴속에 남아있을 정도다.
1939년에 처음 운영을 시작한 옛 가평역은 2010년 복선화로 선로가 바뀌면서 기차가 끊겼다. 아련한 추억이 어린 옛 가평역은 이후 아무도 오지 않는, 잡초가 무성한 곳으로 방치됐다. 적막했던 옛 가평역이 2019년 최신 시설을 갖추고 공연과 창작, 제작까지 할 수 있는 복합 음악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가평역이라는 옛 이름을 버리고 ‘음악역1939’라는 새 이름도 달았다.
문을 닫은 가평역 부지(3만7000㎡)에 음악을 테마로 한 뮤직 빌리지로, 재즈 페스티벌을 성공시킨 가평의 지역적 특성을 살렸다. ‘음악역1939’는 1939년에 개장한 가평역의 역사를 이어 음악역으로 새롭게 출발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곳에는 음악 창작에 필요한 최적의 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 비틀스의 녹음으로 유명한 영국의 애비로드 스튜디오와 메트로폴리스 스튜디오를 설계한 음향 전문가 샘 도요시마가 설계를 맡아 탄생시킨 녹음 스튜디오를 비롯해 공연장, 연습실, 게스트하우스 등 뮤지션들이 작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가평음악역1939
음악 체험 공간은 물론 음악도시 가평 여행에 필요한 정보도 제공한다. 뮤직센터 1층 로비에는 가평 지역의 여행 정보 등을 안내하는 키오스크와 문화 콘텐츠의 전시, 홍보를 위한 대형 LED 스크린을 설치했고, 3층에는 교육 및 악기 체험, LP 감상, 사진 및 영상 감상 등이 가능한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1939 시네마도 조성하는 등 문화공간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최근에는 야외 공원에 높이 10m에 달하는 대형 콘트라베이스 조형물도 세웠다. 역사(驛舍)의 기능은 사라졌지만, 음악역1939는 문화와 예술의 역사(歷史)가 시작되는 문화복합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