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086450)은 경쟁사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관점에서 고객 니즈를 충족하는 신제품들을 연이어 내놓으며 시장을 선점,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역발상 히트제품들을 등에 업고 지난 2015년 매출 2599억원,영업이익 336억원에 그치던 동국제약은 지난해 매출 4000억원, 영업이익 6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분석된다.
동국제약은 지난 3년간 연평균 매출 및 영업이익 성장률이 이례적으로 15%를 웃돌면서 이제 중견 제약사에서 메이저 제약사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2025년 1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있다.
최근 시장의 판도를 확 바꿔버린 동국제약의 대표적 역발상 히트제품으로는 치질약 ‘치센 캡슐’이 손꼽힌다. 동국제약은 기존 연고형과 좌약식 치질약이 장악하던 치질약 시장을 2017년 먹는 형태의 치센 캡슐을 내놓으며 시장지형을 1년 만에 뒤바꿔놓았다.
지난해 먹는 치질약이 전체 시장점유율 53%를 기록하면서 기존 연고형과 좌약식 치질약 시장점유율을 역전하는 대이변을 낳았다. 지난해 동국제약이 치센 캡슐을 통해 거둔 매출만 40억원을 훌쩍 넘었다. 일반의약품으로 출시 1년 만에 이 같은 매출규모를 기록한 전례는 제약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박혁 동국제약 마케팅부장은 “소비자에게 연고형이나 좌약식보다 먹는 치질약이 편리하고 효과가 좋다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주력한 마케팅 활동이 성과를 거뒀다”며 “기존 치질약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가져온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업계는 무엇보다 동국제약에 앞서 10여 년 전부터 8개 제약사가 먹는 치질약을 판매했지만 시장점유율이 20% 에 그치던 상황에서 동국제약이 신제품을 출시한 지 1년 만에 시장판도를 바꿔버린 저력을 높게 평가한다. 한 제약업게 관계자는 “새로운 성능을 갖춘 신약이나 개량신약으로 시장에서 히트를 치는 것보다 동국제약 치센캡슐처럼 기존 약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전환시켜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몇 배는 더 힘들다”고 귀띔했다.
“남들이 된다고 하는 시장에는 관심을 두지말라. 다른 제약사들이 당연하게 여기며 지나치는 시장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남들이 만들지 못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을 만족시켜야만 미래가 있다.”
잇단 역발상 히트제품으로 제약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동국제약의 성공 DNA 뒤에는 권기범 동국제약 부회장의 독특한 경영철학이 자리한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
권 부회장은 “역발상의 단초를 시장과 소비자에게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국제약의 역발상 제품 개발을 마케팅 부서가 주도하는 이유다. 박혁 부장은 “다른 제약사들처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군을 늘리기 보다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의약품을 개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며 “국내외 시장조사를 진행해 소비자의 잠재적 니즈가 있는데 제약사들이 미처 충족시키지 못한 분야에서 역발상을 반영한 신제품을 구상한다”고 설명했다.
|
센시아 또한 다리가 자주 붓거나 아픈 ‘정맥순환장애’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거의 없을 때 프론티어 제품으로 신시장을 만들었다. 오라메디는 연매출 50억원, 센시아는 100억원을 각각 넘어서는 초대형 히트상품으로 성장했다.
기존에 바르는 약이 대세였던 탈모치료제 시장에서 먹는 탈모제 치료제로 시장 대세를 바꾼 ‘판시딜’도 동국제약의 역발상 DNA가 낳은 초대형 히트작이다. 판시딜은 현재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 판매되는 10여 종의 탈모치료제 가운데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홍순강 동국제약 부사장은 “역발상을 기반으로 기존과 차별화된 제품과 마케팅으로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회사역량은 단기간에 확보하기가 어렵다”며 “오랜 기간 창업 때부터 내려온 역발상을 중시하는 기업DNA가 뒷받침하기에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