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위한 안내서

이정현 기자I 2018.08.01 05:03:30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김정은·김성훈│344쪽│미래의창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이름도 낯선 중남미 10대 소녀들이 K팝 페스티벌을 연다. 히잡을 쓴 중동 여인들은 남편과 함께 K드라마를 본다. 아프리카의 작은 마을에는 한 대뿐인 TV 앞에 모여 한국의 연예프로그램을 즐긴다. 이웃 중국과 일본에서의 반응은 말할 것도 없다. 한때는 기현상이라 불렸으나 이젠 뉴스거리도 아니다.

바야흐로 한류의 최전성기. ‘한류’는 이제 당당한 글로벌 키워드다. 유명가수의 콘서트를 보러 한국을 찾고, 한국 연예인이 모델이라는 이유로 상품을 소비한다. 스타의 말을 이해하려 한국어와 한글을 익히는 외국인도 늘었다. 한국 연예산업이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한국경제의 한 축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콘텐츠 크리에이팅 전문가로 변신한 방송작가와 엔터테인먼트비즈니스 전문가를 자처하는 매니저가 만나 한국 연예산업을 분석·조명했다. 한류에 열광하고 고속성장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제대로 된 이론서 한 권 없다는 사실에 의기투합한 것이다. 트렌드를 짚고 성공콘텐츠의 생존전략을 분석했다.

‘지니어스.’ 무엇보다 저자들은 한류의 숨은 연출가이자 파워리더 18인을 이렇게 소개한다. 유명 매니지먼트사 대표부터 현장에서 일하는 크리에이터·프로듀서·작가·PR전문가 등. 뛰어난 기획력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이들이 히트 콘텐츠를 쏟아냈다는 것이다. 한류는 이들의 뜨거운 열정과 냉철한 전략, 날선 경쟁과 승부가 빚어낸 작품인 셈이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은 언제나 분다. 판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1인 크리에이터와 MCN이 활성화해 그간 한류성장을 견인한 지상파 방송사를 위협한다. 연예기획사는 스타매니지먼트만으로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렵다. 지식인 셀러브리티가 연예인 못잖은 인기를 누리고 소속사에 반감을 품은 팬들이 나서 소송전을 벌이기도 한다. 수많은 스타가 명멸하는 곳. 책은 지금도 바삐 돌아가는 한국 연예계에서 과감히 ‘쇼비즈니스’에 도전하려는 이들에게 지침서가 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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