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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달말 앱(애플리케이션) 내 고급 신선 식품관 ‘프레시 프리미엄’을 론칭했다. 직매입한 신선 식품 중 프리미엄급만 모은 곳이다. 현재 과일, 채소, 정육·계란, 밀키트, 냉동·냉장 간편식, 쌀·잡곡, 베이커리, 유아식 등 15개 상품 카테고리를 운영 중이다. 프리미엄 천홍 미니사과 8입 (500g) 1개가 1만 2410원, 프리미엄 홍희 딸기 (360g, 6~9개)가 1만 8200원이다. 300g에 5만 7500원인 한우 채끝 1++등급 냉장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기존보다 가격대가 높지만 고품질을 강조하고 있다. 과일 등 일부 상품에는 ‘프리미엄 프레시’라는 별도 상표도 붙어있다. 그만큼 품질력을 내세워 신선 식품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셈이다. 그간 신선식품은 오프라인 업태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다. 먹거리 만큼은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소비자 인식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이커머스 신선 식품을 경험해본 이들이 늘면서 이런 인식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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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후 온라인으로 신선식품 구매를 경험한 이들이 크게 늘었다”며 “최근 고물가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이커머스에서 신선식품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커머스 물류센터의 선도 유지 기술이 높아지면서 온라인 신선식품의 품질이 마트보다 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도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선식품 안전지대 아냐…대응 나선 유통공룡들
위기감을 느끼는 곳은 기존 오프라인 기반 유통사들이다. 과거 신선 식품은 이커머스 공습에서 안전지대로 통했지만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온라인에 길들여진 소비 추세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구매 창구를 단일화하고 통합해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핵심은 오프라인의 강점을 온라인으로 이식하는 일이다.
신세계(004170)의 이커머스 SSG닷컴은 올해 이마트에서 매입하는 식료품 등 상품의 규모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총 8223억원 규모로 지난해 2500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앞으로 SSG닷컴 플랫폼에서 이마트 상품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이야기다.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139480)의 소싱력을 이용해 상품 경쟁력과 품질을 동시에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배송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 SSG닷컴은 지난해 CJ(001040)그룹과 제휴해 새벽배송 서비스 확대에도 나섰다.
롯데도 온·오프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온 산하의 e그로서리사업단을 롯데마트·슈퍼로 이전 통합했다. 대형마트 신선식품 경쟁력을 온라인에서도 발휘할 수 있도록 구조에 변화를 준 셈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상반기 롯데마트몰 앱(애플리케이션)을 식품 전문 앱 ‘롯데마트 제타’로 리뉴얼한다. 아울러 영국의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손잡고 오는 2032년까지 첨단 물류센터(CFC)를 6개까지 확대해 전국 식료품 물류망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신선식품이 전체 식품 구매 시장에 있어서 큰 시장인 만큼 쿠팡은 그 미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 봤을 것”이라며 “특히 소비 양극화가 큰 만큼 단가가 높은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품질 식료품을 취급해 품질이 낮을 것이라는 소비자 인식을 바꾸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