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밥솥 모두 작아져, 1인 가구 확산 더불어
고급 아파트 조식 서비스 확산...주방 자체 소멸 전망도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주방 가전이 점차 작아지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영향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지만 식사를 준비하고 먹는 주방의 본래 기능이 소멸한다는 관점에서 주방이 최소화되는 물결의 한 단면이라는 시각도 있다.
| SK매직 ‘New 미니 정수기’ (사진=SK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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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업계에 따르면 SK매직은 최근 기존 자사 정수기 모델 대비 20% 작아진 ‘뉴(New) 미니 정수기’를 내놨다. 제품은 넓이(W)와 깊이(D), 높이(H)가 차례로 95㎜, 334㎜, 290㎜로 회사가 2017년 출시했던 ‘슈퍼 미니 정수기’(넓이 92㎜, 깊이 400㎜, 높이 330㎜)보다 각각 3㎜, 66㎜, 40㎜가 작다. 넓이 기준으로 단행본 책 2~3권 정도와 맞먹는 수준이다.
코웨이(021240)도 정수기 크기를 줄인다. 코웨이 ‘나노직수 미니 정수기’는 넓이 130㎜, 깊이 400㎜, 높이 308㎜으로 얼음 정수기 외 테스크탑 모델 중 주력인 아이콘 정수기2(넓이 180㎜, 깊이, 340㎜, 높이 385㎜)보다 32% 작다. 코웨이 관계자는 “공간 효율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고객이 많이 찾는다”며 “이 제품 올해 1~9월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60% 증가했다”고 전했다.
| 코웨이 나노직수 미니 정수기 (사진=코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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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웰스 소형 정수기 미미도 크기는 넓이 90㎜, 깊이 301㎜, 높이 313㎜로 국내 제품 중 최소형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교원 웰스 관계자는 “자사의 기존 데스크탑 정수기보다 부피가 77% 작다”며 “출수 파우셋도 180도 회전 가능해 가로·세로·코너 등 원하는 형태로 설치할 수 있다”고 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무엇이든 부피를 줄이는 게 제품 개발의 핵심이자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혼자 쓰기에는 큰 정수기가 부담스럽거나 육아용품 등으로 꽉 찬 복잡한 주방이 고민인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라는 설명이다.
| 교원 웰스 미미 정수기 (사진=교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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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솥도 작아지고 있다.
쿠첸은 지난달 중순 소형 밥솥 ‘브레인 미니’를 내놨다. 이 밥솥은 3인용이라 넓이 239㎜, 깊이 342㎜, 높이 245㎜로 기존 10인용 밥솥보다 43%(부피) 작다. 지난해 말에 나온 쿠쿠 3인용 트윈프레셔 미니 전기압력밥솥(316㎜, 226㎜, 233㎜)도 6인용 제품보다 부피가 32% 작다.
주방 가전 소형화는 1인 가구 확대로 설명된다. 통계청 기준으로 2022년 기준 1인 가구는 750만 2000가구로 전체 인구의 34.5%를 차지한다. 반면 주방 가전 소형화를 주방 소멸이나 최소화 흐름과 연결지어 보는 시각도 있다. 조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급 아파트 커뮤니티 서비스 확산으로 주방이 ‘음식을 만들거나 차리는 방’이라는 본래의 독립적인 공간 기능이 점차 퇴색되면서 주방 가전도 함께 작아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최근 주방은 요리나 식사를 해결하는 공간일뿐만 아니라 호텔 라운지나 일을 하는 홈오피스, 커피 한 잔을 즐기는 홈카페로 전환되고 있다.
인테리어 업계 관계자는 “고급 아파트 기준으로 조식 서비스 제공 여부가 거론될 정도로 아파트 조식 서비스 선호도가 커지고 있다”며 “아파트에서 주방이 없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예상이 실현 불가능한 얘기만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