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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농협금융 비상임이사는 농협중앙회의 현직 조합장이 맡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졌다. 실제로 지난달 11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취임한 뒤 농협금융은 비상임이사에 박흥식 광주비아농협 조합장을 선임했다. 전임 안용승 비상임이사도 남서울농협 조합장이었다. 사실상 농협중앙회장 측근 인사가 농협금융 지분 100%를 가진 중앙회의 이익을 대변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서 더 나아가 중앙회가 비상임이사를 통해 경영에 개입한다는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다. 비상임이사는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참여해 지주 회장부터 은행 등 자회사 대표, 지주사 사외 이사 등을 추천할 수 있다. 박흥식 이사도 최근 임추위 등 이사회 내 일부 소위원회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현재 지난달 농협금융이 제출한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 로드맵’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금융지주와 은행들에 로드맵 제출을 요구했었다. 검토가 끝나면, 금감원은 이런 구조에 대해 개선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비상임이사에 금융 전문성까지 요구하진 않더라도,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보강할 수 있도록 사외이사를 선발하는 과정에 준해서 여러 업력이나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는 건 꾸준히 해온 얘기”라며 “로드맵을 검토해 추가로 보완할 부분 등 은행에 의견을 보낼텐데 그런 부분에 대해 의견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