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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16년 10월부터 2019년 10월경까지 서울 강남구 B에 있는 ‘C’ 유흥주점을 운영한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다.
A씨는 2016년 10월부터 2019년 3월까지 C 유흥주점을 운영하면서 여성 유흥접객원에게 봉사료를 지급하는 경우, 관계 법령에 따라 그들로부터 봉사료 지급대장에 봉사료 수령 사실을 확인받고 그 봉사료 금액의 5%를 원천징수해야 함에도, 봉사료 지급 거래를 은닉했다.
또 영업장 입구에 현금자동인출기(ATM)를 설치한 후 손님들에게 술값을 현금으로 결제할 경우 신용카드 결제보다 약 15% 할인된 금액을 지급받는 방식으로 현금 결제를 유도했다.
A씨는 유흥주점의 영업진이 손님들로부터 현금영수증 발행 없이 지급받는 현금매출액과 계좌로 송금받은 외상매출액을 비롯해 피고인이 주류회사로부터 지급받은 판매장려금 등을 신고하지 않는 등 매출액을 축소해 허위 신고를 했다.
특히 A씨는 2016년 10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C’ 유흥주점에서 복식부기의 기초자료로 장부 또는 증빙서류에 해당하는 일일매출현황 기록장부인 ‘조판지‘를 수기로 작성한 후, 영업 당일 내지 다음날 서울 강남구 D건물에 있는 별도 사무실에서 유흥주점 영업진과의 미정산 금액만 별도로 엑셀 파일로 정리한 후 즉시 파기했다.
이로써 A씨는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2016~2019년 법인세,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교육세 등 각 조세 총 16억4666만원을 각각 포탈했다.
A씨는 C 유흥주점의 ‘영업진’에게 공급한 양주의 대금만 과세대상인 매출액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영업진에게 C 유흥주점이라는 영업장소를 제공하고 양주를 공급했을 뿐, 손님을 모집하고 여성 유흥접객원을 고용해 손님에게 주류를 판매하는 영업은 영업진이 각자 독립적 지위에서 자신의 책임 아래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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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는 “과세 대상인 주식회사 C의 매출액은 C 유흥주점을 이용한 손님들이 결제한 유흥대금 전액으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며 “영업진이나 유흥접객원들이 피고인이나 주식회사 C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고인이 영업진에 대한 양주의 판매액만을 주식회사 C의 매출액으로 생각했다면, 굳이 불필요한 비용이나 노력을 들여 유흥주점 허가를 받고 막대한 비용을 들여 유흥주점 영업장을 마련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조사에 따르면 영업진을 통해 현금 결제를 유도한 결과, 현금과 신용카드의 결제 비율이 9 대 1이나 8 대 2이거나 적어도 유흥대금 결제의 70% 이상이 현금으로 이뤄졌는데, 피고인이 2017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1년 6개월여 동안 현금 매출액으로 신고한 금액이 현금영수증을 발급한 9138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2018년 1월 카드매출액인 1억9900만원가량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고, 같은 기간 C 유흥주점의 입구에 설치된 현금자동인출기에서 인출된 금액인 약 44억6031만원과 현저한 차이가 난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주식회사의 매출액을 신고할 때는 조세를 포탈하려는 고의가 있고 세법에 정한 장부 파기의 고의도 존재한다”며 “범행의 기간과 규모까지 고려하면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2심은 1심(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17억원)판단을 유지하면서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증거인멸의 목적으로 세법에서 비치하도록 하는 장부 또는 증빙서류를 파기했다는 점이 법관의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2심 재판부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무죄를 선고해야 함에도 1심은 이를 유죄로 인정해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며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포탈세액의 산정, 조세포탈의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