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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상실 소년원생 외부진료 거부한 의무과장…法 "국가 배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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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I 2022.02.19 07:00:00

법원 "명백한 과실"…1억 2600만원 지급 판결
시력상실 후에야 외부진료…시력 회복 못해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소년원 의무과장의 외부진료 거부로 소년원 수용생활을 중 한쪽 눈 시력을 상실한 10대와 부모가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게 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재판장 민성철)는 소년원 생활 중 한쪽 눈 시력을 잃은 A군과 부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A군과 부모에게 1억 26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판결했다.

A군은 법원에서 소년법 처분을 받고 2016년 7월 한 소년원에서 수용생활을 시작했다. 별다른 안과 질환이 없었던 A군은 소년원에 들어온 후 실시한 두 차례의 종합건강검진에서 양쪽 눈 모두 1.2 이상의 시력을 측정받았다.

그는 시력검사 두 달 후인 2017년 4~5월 왼쪽 눈의 시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고 두 차례에 걸쳐 소년원 의무과장 B씨를 찾아갔다. 당시는 동료 원생들로부터 몇 차례 폭행을 당한 이후였다. 하지만 두 차례 시력 검사 결과 시력은 그대로였다.

A군은 같은 해 6월 중순 B씨에게 또다시 시력 저하 증상을 호소했고 시력 측정 결과 왼쪽 눈의 시력이 0.5로 급격히 나빠진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B씨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2주 후 A군이 재차 안과 질환을 호소하며 외부 진료를 요청했으나, B씨는 시력이 0.5로 2주 전과 같은 이유 등으로 이를 거부했다.

그리고 반년 후인 2018년 1월 B씨가 생활관 회진을 돌던 중 A군은 다시 안과 통증을 호소했고, 하루 뒤 의무과에서 왼쪽 시력을 측정한 결과는 ‘0(혹은 측정불가)’으로 측정됐다. 같은 날부터 급하게 진행된 외부병원 진료 결과는 망막에 구멍이 뚫린 열공성 망막박리, 망막이 찢어진 망막해리 등이었다.

A군은 며칠 후 대학병원에서 급하게 수술을 받고 퇴원했지만 왼쪽 눈은 거의 실명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이후에도 증상이 재발해 세 차례 재수술을 받았고 2019년 5월 측정한 안경 교정 시력은 0.02에 불과했다.

중앙징계위원회는 2018년 7월 의무과장 B씨에 대해 “A군에 대해 적정한 의료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봉 3개월의 징계의결을 했다. 감찰 조사 결과 B씨는 A군 부모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소년원생들이 외부병원에 가려고 거짓말을 많이 해 어려움이 있다. 양치기소년 같다”고 해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A군과 부모는 2018년 3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의무과장 B씨가 시력이 0으로 떨어진 뒤에야 외부 진료를 허가해 주의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B씨의 과실이 인정되고 이로 인한 왼쪽 눈 시력 상실이라는 결과 사이에도 상당한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A군이 의무과 방문 당시 구체적 증상을 호소하지 않아 망막박리 등의 가능성을 고려하기 쉽지 않았다”며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5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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