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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반도에 마침내 봄이 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선언을 통해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선언하면서 남북관계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일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남북정상회담 직전 한반도 내 평화 분위기를 조성했던 문화교류도 앞으로 보다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였다”는 내용을 선언문에 포함시켰다.
특히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을 담아 향후 문화교류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에 공연계는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남북 문화교류가 더욱 왕성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을이 왔다’ 성사 가능성 높아져
가장 큰 관심사는 김 위원장이 제안한 가을 공연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을 관람한 뒤 “문화예술 공연을 자주 해야 한다”며 “남측이 ‘봄이 온다’ 라는 공연을 했으니 가을엔 결실을 갖고 ‘가을이 왔다’라는 공연을 서울에서 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도 문화교류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를 만난 자리에서 “(김 여사와 리 여사의) 전공이 비슷하다”며 “앞으로 문화예술교류를 할텐데 문화예술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또한 판문점 선언에 가을 중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명시해 가을 공연의 성사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실제로 가을에 남북 예술단의 공연이 성사된다면 앞선 공연보다 더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강릉 공연과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이 대중문화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오케스트라 합동공연 등 순수예술을 중심으로 한 공연도 기대를 갖게 한다. 과거에도 KBS교향악단이 2002년 평양 공연 당시 조선국립교향악단과 120여 명의 남북 연주자가 참여하는 연합오케스트라를 구성해 ‘아리랑’을 연주하는 등 수준 높은 합동공연을 선보인 전례가 있다.
남북 예술단의 공연을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북한 공연전문가인 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예술기반정책연구실장은 “남북관계가 새로운 단계, 평화의 단계의 첫발을 내딛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남북 문화교류의 환경이 새로운 국면을 맞는 만큼 이제는 일회적 이벤트로서의 예술교류를 넘어 교류의 상시화, 남북 문화교류의 제도화 단계로 나아갈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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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문화교류 이제부터
그동안 경색돼 있던 남북관계는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참여 의사와 이를 위한 실무회담 개최 의사를 밝히면서 관계 개선의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남북 예술단의 공연이 있었다.
포문을 연 것은 북한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지난 2월 초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을 갖고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서울 공연에서는 가수 서현이 깜짝 출연해 감동의 무대를 연출하기도 했다.
삼지연관현악단이 남긴 “다시 만나자”는 약속은 생각보다 빨리 성사됐다. 지난 3월 남북이 11년 만의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면서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이 추진됐다. 조용필·이선희·최진희 등 대중가수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우리 예술단은 지난달 31일부터 3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해 ‘봄이 온다’는 주제의 공연으로 통일의 염원을 북측에 전하고 돌아왔다.
본격적인 문화교류는 향후 이뤄질 남북간 실무접촉을 통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남북문화교류협력특별전담반 TF(태스크포스)를 설치해 남북정상회담 이후에 있을 문화교류를 준비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문화교류 중에서는 그동안 중단됐던 사업이 가장 빨리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남북교류협력특별전담반 TF를 통해 향후 있을 실무 접촉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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