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자의 쏙쏙경매]유찰 기다리다 놓친 시세차익 3천만원

양희동 기자I 2016.07.02 04:30:00

인천 부평구청역세권 84.75㎡형 아파트
감정가는 시세보다 싼 2억 5000만원
1번 유찰된 후 응찰자 56명 몰려
경쟁 탓에 시세와 비슷해진 낙찰가

△6월 마지막주 전국에서 가장 많은 56명의 응찰자를 모은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 아주아파트. [사진=지지옥션]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처음 경매에 나온 ‘신건’은 투자 가치가 아주 높은 물건이 아니라면 입찰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신건을 낙찰받으면 싸게 사는게 목적인 경매에선 손해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의 경우 유찰이 1번만 되면 최저입찰가격이 30%나 낮아져 입찰보증금 부담도 크게 줄어듭니다. 따라서 눈 도장을 찍어둔 물건이라도 가급적 신건 입찰보다는 유찰을 기다리는게 보통입니다. 그러나 법원 경매시장에 나온 아파트는 지난해 이후 낙찰가율이 90%를 꾸준히 넘고 있습니다. 입지가 좋은 역세권 단지의 전셋값 수준 물건이라면 감정가를 넘기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때문에 현재 매매 시세보다 훨씬 싸게 감정된 아파트 물건이라면 경쟁이 거의 없는 신건을 선점하는 것이 훨씬 이득인 경우가 많습니다.

6월 마지막주 전국 법원 경매에서 가장 많은 응찰자를 모은 부동산 물건도 이런 사례입니다.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인천지법에서 한번 유찰 뒤 경매된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 아주아파트 전용면적 84.75㎡형(6층)은 무려 56명이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이 아파트는 감정가가 2억 5000만원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렴한데다, 유찰로 인해 최저입찰가는 1억 7500만원까지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입지면에서도 인천지하철1호선과 수도권 7호선 환승역인 부평구청역과 불과 걸어서 5분 거리인 역세권인데다 단지 바로 옆에 초·중학교도 나란히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GM 부평공장이 인접해 배후 수요도 풍부한 단지입니다. 가격과 입지, 수요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춰 경매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물건이었습니다. 후순위 임차인(보증금 3000만원)이 있지만 배당을 요구해 명도(거주자를 내보내는 일)도 쉬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임차인이 유치권 신고를 했지만 성립 가능성은 희박하고 말소기준권리를 앞서는 채무가 없어 권리관계도 깨끗합니다.

결국 60명에 가까운 응찰자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송모씨가 2억 7681만원(낙찰가율 110.72%)를 써내 주인이 됐습니다. 그러나 만약 신건으로 나온 첫 경매에서 감정가인 2억 5000만원에 단독 입찰했다면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었다는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현재 이 단지의 같은 주택형 아파트는 4층이 2억 8000만원, 16층이 2억 9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습니다. 감정가에 낙찰을 받았으면 최소 3000만원 가량의 시세 차익을 즉시 거둘 수 있었던 셈입니다. 그러나 유찰을 기다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실상 매매와 별 차이가 없는 가격으로 낙찰을 받게 돼 큰 실익이 없게 된 사례였습니다.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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