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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고용허가제는 내국인 근로자를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정부의 허가를 받아 외국인 근로자를 ‘단순 노무직’에 한 해 고용할 수 있는 제도다. 대상 국가는 네팔,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 16개국으로, 비전문 외국인 근로자(E-9) 비자를 받는다. 올해 E-9 도입 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인 11만명이다.
고용부는 비전문 외국인 근로자(E-9)가 첫 입국 후 1년간 한 사업장에서 근속하면 재입국 특례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9 비자를 받고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는 기본 3년에 연장 1년 10개월 등 총 4년 10개월 머무를 수 있다. 출국한 외국인 근로자는 6개월 간 재입국이 제한되지만, 특례를 받으면 1개월로 단축된다.
또 특례를 받은 외국인 근로자는 다시 입국할 때 한국어 시험과 취업교육 의무가 면제된다. 그동안 특례를 받기 위해서는 첫 입국 시 취업 활동 기간(최장 4년 10개월) 동안 한 사업장에서만 일하거나 근로자 책임이 아닌 사유로 사업장을 변경해야만 가능했다.
고용부가 이 같은 개선안을 검토하는 이유는 외국인 근로자의 잦은 이직으로 인해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 때문에서다. 사업주는 통상 외국인 근로자와 3년을 계약하고 국내로 데려온다. 그러나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직하겠다며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인력난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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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사유로는 ‘친구 등과 함께 근무하고 싶다’(38.5%)가 가장 많았고, 낮은 임금(27.9%), 작업환경 열악(14.4%) 등의 순이었다. 특히 계약 해지를 거절한 중소기업의 85.4%는 태업이나 꾀병, 무단결근 등 추가 행동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같은 경향은 지방 소재 기업이나 영세한 기업들에서 더 자주 발생했다.
이에 이번 개선안에는 E-9 외국인 근로자의 권역을 나눠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어 경상권으로 도입된 E-9 근로자가 수도권의 사업장으로 이직하지 못하게 하는 식이다. 지역 소재 기업으로 들어온 외국인력까지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또 외국인 근로자의 권익을 강화하는 방안도 개선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9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입국 전 숙식비를 임금에서 사전에 공제한다는 내용에 동의하게 되고, 일하는 동안 자동으로 숙식비가 공제된다. 그러나 앞으로는 매년 E-9 근로자에게 사전 공제를 동의받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한편 정부의 개선안에 대해 노동계와 경영계는 모두 불만이다. 노동계는 “사업장변경 제한이 인권 침해적 성격이 있다”며, 사업장변경의 제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자를 잃을 수 있다는 조건이 근로자 의사에 반하는 강제노동에 해당돼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에도 위배한다는 주장이다.
경영계는 사업장변경의 제한이 없으면, 내국 인력 고용이 어려운 영세 중소기업이 외국인 근로자를 도입하는 제도의 취지 자체가 무너진다고 주장한다. 이에 사업장변경 횟수 제한뿐 아니라, 첫 입국 후 18개월가량은 변경 자체를 제한하는 강력한 조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제도 개선안은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고, 외국인력정책 실무회의 등을 거쳐 달라질 수 있다”며 “노사정이 참여했던 TF는 노사 간 이견이 커 더 이상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운영하진 않지만, 개선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노사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방안 등도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