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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만 고객인가요?’ 시니어 공략 나선 금융사

전선형 기자I 2021.12.09 04:00:00

자산규모 크고, 충성도 높아 금융사 미래고객 낙점
신한카드, 앱 시니어모드 제공후 유입 12% 증가
시중은행, 전용ATM 서비스까지 내놔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금융권이 시니어(고령층) 고객을 찾아 나섰다. 젊은 세대에 비해 자산규모가 크고, 경제적 여유로움을 갖춘 만큼 이들을 충성고객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금융사들은 모바일앱을 시니어가 사용하기 편하게 별도 제작을 하거나, 시니어 전용 ATM 서비스까지 구축하고 있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지난달 모바일앱 신한플레이(신한pLay) 내 65세 이상 시니어 방문 고객수(MAU)가 8월 대비 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시니어 고객 신규회원수도 5000명이 늘어나며 35% 증가했다.

신한카드 이지모드 화면.
신한카드 앱 내 시니어 고객이 급격히 늘어난 건 이들을 위한 앱 개편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10월 ‘신한payPAN(플레이판)’을 ‘신한pLay(플레이)’로 개편하면서 시니어를 위한 이지모드를 함께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지모드란 시니어 고객이 쉽게 화면을 조작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인데, 글씨 크기와 아이콘을 크게 구성하고, 시니어 고객들의 사용 데이터와 UX(User eXperience) 분석을 통해 가장 많이 쓰는 메뉴를 선정해 그 위주로 구성했다. 예를 들어 일반 모드에는 고객이 갖고 있는 카드를 모두 나열해 놓은 반면, 이지모드에서는 메인으로 쓰고 있는 카드만 나와 쉽고 빠른 결제가 가능하다. 또한 궁금한 내용을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검색창을 메인 화면에 배치해 필요한 메뉴를 더욱 직관적으로 찾을 수 있게 했다.

실제 이지모드가 생기곤 난 뒤, 11월 한달간 신한카드 신한플레이에는 시니어 고객 12만명이 유입됐다. 대부분 결제를 위한 ‘월렛페이지’(74%)나, 결제 이용내역 등을 위한 방문(30%)이 다수였고, ‘신한플레이 200% 활용하기’ 페이지도 27%의 시니어 고객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 뿐 아니라 은행권도 시니어 고객을 위한 서비스 제공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달 금융권 최초로 ‘시니어 고객 맞춤형 ATM 서비스’를 내놨다. ATM 업무를 볼 때 알기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큰 글씨와 쉬운 금융 용어를 사용했다. 색상도 초록색, 주황색 등 대비되는 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인성을 확 넓혔다. 실수로 다른 버튼을 누르는 실수를 줄이기 위함이다.

신한은행은 ‘시니어 고객 맞춤형 ATM 서비스’를 60대 이상 시니어 고객 내점 빈도가 높고, 창구 업무의 75% 이상이 입출금 등 단순 업무 위주인 신림동 등 5개 고객중심영업 점에 우선 적용하고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사진=신한은행)
우리은행은 지난달 시니어 세대를 위한 앱 화면 서비스를 내놓았다. 신한카드와 마찬가지로 시니어 고객들이 손쉽게 모바일 뱅킹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시니어 고객들이 자주 찾는 즉시이체와 ATM 출금, 중요한 금융일정 알림 기능 등을 앱 화면 전면에 배치해 접근성을 높였다.

금융사들이 시니어 고객 전용 서비스를 내놓는 건 이들을 디지털 충성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함이다. 최근 디지털 금융위 화두가 되면서 모바일에 익숙한 MZ세대가 미래 고객으로 떠올랐지만, 시니어 고객들도 모바일뱅킹 등의 활용률이 높아지면서 이들을 충성고객으로 이끄는 것도 중요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시니어 고객은 젊은 층에 비해 자산규모도 크기 때문에 기존 금융사에게 매력적인 고객군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순자산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50대로 평균 4억987만원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어 60대 이상이 3억7422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후에는 40대가 3억7359만원, 30대가 2억385만원, 30세 미만이 7241만원 순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하면 젊은 세대로 대변돼왔지만, 최근에는 5060세대들의 모바일을 활용한 업무도 많아진 상태”라며 “특히 젊은 세대들은 기존 은행보다는 인터넷은행이나, 페이업체를 찾고 있어 기존 금융사들은 새로운 디지털 고객층인 시니어 고객을 늘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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