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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패혈증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패혈증은 다양한 질병의 후유증과 원인 미생물에 의해 발생하지만 아직 패혈증에 특이적인 신속 진단법은 없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는 환자의 체온, 맥박수, 호흡, 혈압, 혈액 검사상의 백혈구 수치 등을 종합하여 진단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되며 많은 환자들이 이 과정에서 사망한다. 따라서 신속하게 패혈증을 진단하는 진단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며 우선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는 원인 미생물을 동정하고 적절한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의 원인 미생물에 대한 동정은 배양 검사를 통해 진행하게 되는데 배양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복합 항생제 처방 이후에나 원인 미생물 정보를 알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의 접근 방식은 크게 세가지다.
먼저 미생물 배양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동정 시간을 줄이고 환자의 위험성을 줄이는 방안이다. 자동화된 배양기기 및 배양방법 개발이 주요한 기술내용이다. 두번째는 미생물의 특징적인 단백질의 유무를 측정하는 면역-화학 진단을 통해 검사를 진행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조기 진단을 위한 민감도 향상이 필요하며 응급실에서 사용하기 위한 현장진단기기 개발이 수반되어야 한다.
세번째는 분자진단으로 유전자 증폭을 통해 감염 미생물을 동정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다양한 미생물 확인을 위한 다중 검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에 필요한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그러나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은 개발된 진단 방법이 기존의 진단, 치료 방법에 비해 환자, 병원, 보험에 각각 어떤 이익을 제공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대가로 너무나 큰 비용이 발생한다면 보험사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 할 수 있고 기존 진단방법 대비 많은 자원이 투여되어야 하는데 보험사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병원 입장에서도 이를 도입할 필요성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패혈증 치료제 개발의 경우를 통해 임상의 용이성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자. 패혈증 환자는 만성질환자에게 발생하는 경우와 응급 환자로 나눌 수 있다. 만성 질환자의 경우 장기간의 투병으로 약화된 면역체계로 인해 패혈증이 발생하는 경우로 치료제 개발시의 임상 대상자로 적절하다고 볼 수 있지만 응급환자의 경우는 임상 환자로 매우 부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병원까지 환자를 이송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상황은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개발에도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대표적인 노인성 만성질환으로 약물복용을 시작하면 대부분 장기간 복용하며 환자수가 많다 보니 복용 기간의 장기화에 따른 약물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의 부작용은 매우 심각한 순환기계통 부작용이 보고되어 약물의 시판 허가가 취소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FDA의 임상 허가 기준이 매우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며 질병의 특성상 정량적인 치료효과를 보기가 어려워 임상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특징이 있다. 만약 이와 같은 특징을 보이는 질병 치료제의 경우 임상 비용 산출과 임상 기간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