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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지난 10일 이광구(61) 전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와 관련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KEB하나은행 채용비리 재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함영주(62) KEB하나은행장은 지난해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함 행장은 지난 2015~2016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인사 청탁을 받고 총 지원자 9명을 부당하게 채용하는 등 채용 비리 혐의를 받고 있다. 4차까지 진행한 공판에서 검찰 측과 함 행장 측은 각각 “인사 담당자에게 추천 명부를 전달한 것은 업무방해”라는 주장과 “사(私)기업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합격자를 선정한다”는 주장으로 맞서며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원자 명부 관리는 명백한 채용비리” vs “채용권은 기업 자율…은행장은 개입 안 해”
11일 서울 서부지법 형사4단독 이진용 판사 심리로 열린 4차공판에서 검찰은 함 행장이 신입 공채 채용 과정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이날 송모 전 인사부장의 증인 신문에서 “인사 담당자가 함 행장의 추천을 받은 ‘지원자 명부’를 관리하고 있었다”며 “점수로 따지면 불합격해야 할 지원자가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는 이유로 합격자 명단에 들기도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은행 인사부가 확정한 합격자 명단이 함 행장의 검토를 거친 이후 바뀐 정황을 포착했다. 이 과정에서 ‘지원자 명부’에 있던 불합격자가 바로 합격자 명단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작년 10월 17일 열린 2차 공판에서도 검찰은 “인사부장이 인사권 책임자로 명시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행장이 인사부장을 지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함 행장은 채용권은 기업의 자율적인 영역에 해당한다고 반박한다. 함 행장 측 변호인은 작년 8월 22일 열린 1차 공판에서 “채용은 단순한 대학시험이 아니므로 점수 만이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라며 “인사부의 사정 단계를 거치고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최종 통과자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나은행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이라며 “기업은 자율성을 바탕으로 채용의 재량을 지닌다. 제3자가 보기에 합리적이지 않다고 해서 형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함 행장 측은 행장의 인사권 개입을 부인했다. 앞서 열린 2차 공판에서도 함 행장의 변호인은 “채용권은 전적으로 인사부장에게 있기 때문에 행장은 이 일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4차 공판에 참석한 송모 전 부장 또한 “행장의 지원자 추천 명부가 있긴 하지만 전적인 책임은 인사부장에게 있다”며 “검찰이 지적하는 채용 과정은 통상 인사부가 해오던 업무와 다르지 않다. 인사 과정에서 학력·성별·지역 등을 고려해 합격자들을 조정하는 일은 일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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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징역 1년 6월…“선례될 가능성 높아”
서울 북부지법 형사9단독 이재희 판사는 지난 10일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은행장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법원은 “피고인들은 수년간 청탁 명부를 바탕으로 합격자를 바꿔치기했고 채용 업무의 공정성과 적정성을 저해하고 방해했다”며 “많은 취업준비생이 느꼈을 절망과 허탈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양형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 전 우리은행장 측 또한 함 행장과 마찬가지로 사기업 채용의 자율성을 강조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은행이 사기업이기는 하나 국가기관의 감독과 보호를 받는 업종”이라며 “우리은행이 가지는 공공성은 다른 사기업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은행은 그것에 맞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하며 그 기본은 공정한 채용”이라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의 판결이 함영주 하나은행장의 판결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며 “앞으로 계속 진행 될 은행권 채용비리 재판에 선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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