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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사이클(재활용)은 향상을 뜻하는 ‘업그레이드(Upgrade)’와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recycle)’을 합친 말로, 버려지는 물품에 디자인 등을 더해 가치 있는 제품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말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행태가 두드러지며 업사이클 제품도 더불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내 업사이클링 시장도 눈에 띄게 성장했다.
16일 한국업사이클디자인협회에 따르면 업사이클링 업체 수는 지난해 기준 100개사를 넘어섰다. 2011년 11개에 불과했던 업사이클링 업체 수는 최근 6년간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업사이클링 시장 규모도 크게 성장했다. 2011년 20억원 정도였던 시장 규모는 몇 년 사이에 4~5배 이상 커졌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업사이클링 시장 규모는 2013년 25억원에서 2014년 40억원, 2015년 100억원으로 매년 가파르게 성장했다.
세계적인 업사이클링 브랜드 프라이탁은 국내에 정식으로 입점하기 전부터 인기를 끌었다. 프라이탁은 5년 이상 쓴 트럭 방수포나 천막 등을 이용해 가방 등을 만든다. 모든 제품은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며 하나도 같은 제품이 없다.
소비자는 프라이탁이 지향하는 ‘세상에 하나뿐인 제품’이란 매력에 끌려 이 제품을 구매한다. 프라이탁 제품은 최소 20만원에서 7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고가인데도 인기가 높다. 지난해 7월 프라이탁은 한정판 가방 1200개 중 24개를 국내 한 편집숍에서 판매했다. 이 가방을 사려고 응모한 사람은 7000여명. 300대 1이 넘는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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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관계자는 “래코드 매출이 매년 10~20%씩 증가하고 있다”면서 “업사이클링 강연을 하거나 안 입는 옷을 다시 디자인하는 등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알리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인 블랙야크도 2016년 업사이클링 브랜드 나우(NAU)를 론칭했다. 나우는 버려진 이불과 베개에서 추출한 오리털로 점퍼를 만든다. 또 석유가 원재료인 폴리에스터 원단을 재활용해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데에도 앞장 선다. 탄소 발자국은 개인이나 기업 등이 발생시키는 온실가스 총량을 뜻한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품을 안 쓰거나 재활용하면 온실가스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2016년 처음 나우를 시작할 때만 해도 업사이클링이란 개념 자체가 생소했다”면서 “우리나라가 빠르게 유행을 습득하면서 최근에는 업사이클링이 하나의 패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도 업사이클링 흐름에 동참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재활용 재료 기증과 수거부터 제품 생산과 판매까지 이뤄지는 복합 공간 ‘서울새활용플라자’를 개관했다. ‘새활용’은 업사이클링을 우리 말로 순화한 단어다.
홍성재 한국업사이클링디자인협회장은 “버려진 우산을 활용해 파우치를 만들거나 미대생이 그린 유화 캔버스를 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등 독특한 업사이클링 제품이 많다”라며 “이러한 점이 다양한 제품을 원하는 고객의 소비 성향과 맞물려 업사이클링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