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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밖 승부 가른다…제약·바이오 ‘귀한 몸’ RA·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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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지 기자I 2026.08.02 07: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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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07월31일 07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그래픽= 챗GPT)
(그래픽= 챗GPT)
[이데일리 손민지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 경쟁력을 가르는 인력으로 연구진이 가장 먼저 꼽힌다.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임상시험을 수행해야 신약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실에서 만들어진 기술을 실제 허가와 상업화로 연결하는 과정에서는 상대적으로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는 전문 인력의 역할이 중요하다. 규제기관과 기업을 연결하는 규제업무(RA)와 해외 파트너를 찾아 거래를 성사시키는 사업개발(BD) 인력이다.



규제과학 부상에…함께 급부상한 ‘RA’

업계에서는 최근 중요성이 커진 전문 직군으로 RA를 꼽는다. 과거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할 품목허가 서류를 작성하는 역할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해외 임상과 글로벌 허가가 늘면서 업무 범위는 달라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등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기준을 반영해 임상시험과 비임상, 통계, 제조·품질관리(CMC), 안전성 자료를 하나의 개발 전략으로 연결해야 한다. 개발 초기부터 규제 경로를 잘못 설계하면 임상을 추가하거나 자료를 다시 생산해야 할 수도 있다.

규모가 작은 바이오 기업에서는 품질보증(QA) 담당자가 일부 RA 업무를 함께 수행하기도 한다. 반면 판매 품목과 허가 변경 업무가 많은 전통 제약사는 별도의 RA 조직을 두는 경우가 많다. 약사나 약학·생명과학 전공 석·박사 인력이 주로 배치되는 이유다.

한 바이오 기업에 재직 중인 연구원은 “소규모 회사에서는 품질보증(QA) 담당자가 RA 업무를 일부 수행하기도 하지만 제약사에서는 대체로 별도 조직을 꾸려 운영한다”며 “약사나 관련 전공 석·박사를 선호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신입이 곧바로 진입하기는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전문성에 따라 처우 격차도 커지고 있다. 공개 채용공고와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신입 또는 저연차 RA 연봉은 약 3500만~5000만원, 5년 이상 경력자는 5000만~7000만원 안팎에서 형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국내 품목허가 유지 업무를 맡는 인력과 글로벌 RA 사이에는 차이가 크다. 약사 자격이나 글로벌 업무 경험을 갖춘 팀장급은 일반적인 범위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RA가 최근 새롭게 등장한 직군은 아니다. 식약처는 2014년부터 의약품 규제업무 전문인력 교육을 운영해 왔다. 다만 규제 대응이 단순한 서류 작성에서 개발 전략을 설계하는 ‘규제과학’으로 확대되면서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커졌다.

식약처는 2021년부터 대학을 선정해 규제과학 석·박사급 인재양성사업을 시작했다. 2022년에는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의료기기 안전성·유효성, 규제정책 등을 추가해 교육 분야를 넓혔다. 당시 5년간 석·박사급 인재 600명과 현장 규제업무 전문가 9800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산업 전반에선 글로벌 BD ‘귀한 몸’

RA가 제약·바이오 업계 내부에서 떠오른 직군이라면, 산업 전체의 인력 수급 측면에서는 BD가 인력 공백 문제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국내 사업 개발 경험을 가진 인력은 일부 확보됐지만, 글로벌 제약사와 직접 협상하고 기술이전이나 공동개발을 해본 글로벌 BD는 여전히 드물다는 평가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RA도 수요가 많지만, 규제나 컴플라이언스 업무를 해본 인력이 이동하면서 일정 부분 수요를 채우고 있다”며 “글로벌 BD는 수요는 큰데 공급할 사람이 없는 직군이라 우려 측면에서 RA 이상으로 이목이 쏠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연봉 상단도 BD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최근 바이오 기업의 경력 5~10년 BD 채용공고에는 연봉 범위가 5000만~1억원 수준으로 제시됐다. 저연차 BD 인력은 4000만~5500만원, 파트너 발굴, 실사, 계약 협상 등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중견급은 1억원 내외로 보고 있다. 해외 기술이전 실적을 보유한 팀장이나 임원급은 1억원을 훌쩍 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기본연봉 외에도 BD는 계약 성사 등에 따라 성과급이나 스톡옵션이 붙는 경우가 있어 실제 보상 수준은 이 보다 훨씬 큰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바이오헬스 기업의 해외 진출 경험이 아직 제한적이라는 점은 BD 인력 부족과 몸값 상승을 뒷받침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4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약·의료기기·화장품·건강기능식품 기업 가운데 해외 진출 경험이 있는 곳은 24%였다. 조사 모집단 1만8990개 기업 가운데 중소기업 비중은 95%를 웃돌았다. 해외 진출 과정의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자금뿐 아니라 규제, 판로와 현지 인증 등이 꼽혔다.

이 때문에 자체 BD 인력이 없는 기업을 대신해 정부 과제로 선정된 컨설팅 업체가 해외 파트너 발굴과 파트너링 행사를 대행하는 사례가 흔하다. 또 다른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 과제 평가 현장에 가면 바이오 기업의 BD 기능을 대신할 외부 업체를 선정하는 사업이 적지 않다”며 “기업 내부에 글로벌 BD 인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정부 지원 구조에서도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협력을 직접 수행해 본 사람이 많지 않아 해외 제약사에서 BD 업무를 담당한 인력을 경영진으로 영입하는 사례가 흔하다”며 “일부 기업에서는 BD팀 전체의 역량보다 대표나 핵심 경영진 한 사람의 해외 네트워크와 거래 경험에 의존하는 모습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규제 넘고 거래까지…RA·BD 강자는

그렇다면 RA와 BD 역량이 뛰어난 기업은 어디일까. 업계에서는 RA는 해외 임상 승인과 규제기관 지정, BD는 글로벌 파트너의 수준과 선급금, 반복 계약 여부를 주요 기준으로 꼽는다.

대표적인 사례는 오름테라퓨틱이 꼽힌다. 오름은 2023년 미국 임상 1상 진입 승인을 받은 ORM-6151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 이전하면서 1억달러의 선급금을 확보했다. 이듬해에는 버텍스파마슈티컬즈와도 최대 3개 표적을 대상으로 조 단위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서로 다른 글로벌 제약사를 상대로 후보물질과 플랫폼 거래를 연이어 성사했다는 점에서 BD 역량을 비교적 명확하게 입증했다는 평가다.

일동제약 그룹의 항암 신약 개발 전문 회사 아이디언스는 RA와 BD가 함께 작동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주력 후보물질 베나다파립의 미국 임상실험 승인을 확보한 뒤 희귀의약품 지정 등 규제 절차를 밟았고, 지난해 유라시아경제연합과 걸프협력이사회 지역 권리를 약 700억원에 이전했다. 글로벌 규제개발 경험을 지역별 기술수출로 연결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프레이저테라퓨틱스와 프로지니어가 주목된다. 프레이저는 존슨앤드존슨 계열 벤처캐피털이 주도한 29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공동연구·라이선스 계약까지 맺었다. 초기 기술을 해외 전략적 투자와 협력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BD 잠재력을 인정받은 사례다. 프로지니어도 최근 미국 바이오 기업과 면역증강제 플랫폼을 항암백신 4종에 적용하는 최대 3억9000만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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