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농심과 오뚜기는 2020년 전후 비빔면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하면서 국내 비빔면 시장의 70~80%를 점유하던 팔도 ‘비빔면’의 점유율을 50%대까지 끌어내린 전례가 있다. 3000억원대 이르는 국내 짜장라면 시장 점유율 10%만 빼앗아도 300억원 안팎의 새로운 매출 창출이 가능하다는 게 후발주자들의 셈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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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국내 소매점의 전체 라면(이하 봉지·용기면) 제품 매출은 2021년 2조1721억원에서 지난해 2조3899억원으로 10.0% 성장했다. 최근 외식 물가가 크게 치솟으면서 내식 비중이 늘면서 라면을 찾는 소비자들도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짜장라면은 전체 라면보다 매출 성장세가 더 가파르다. 2021년 2605억원 수준이었던 짜장라면 제품 소매점 매출은 지난해 2918억원으로 12.0% 증가했다. 특히 짜장라면 용기면은 2021년 480억원에서 지난해 558억원으로 2년 새 16.4%나 늘었다. 국물라면 외 다양한 유형과 맛의 라면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가운데 편의점에서 짜장라면 용기면을 찾는 젊은 소비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짜장라면 수요 확대가 숫자로 확인되자 라면업계 대응도 가시화된 모양새다.
지난 2022년 출시 이후 이달까지 누적 판매량 6700만개를 돌파한 오뚜기 ‘짜슐랭’은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림은 2022년 ‘더미식 유니짜장’ 출시에 이어 이달 ‘더미식 사천자장면’을 추가 출시하며 잰걸음을 냈다. 이에 앞서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말 백종원 대표의 이름을 앞세운 ‘빽짜장’을 이마트(139480)에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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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오는 29일 ‘짜파게티 더블랙’ 출시를 예고하며 후발 주자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계획이다. 분말스프 중량을 늘려 진한 짜장 맛·자작한 국물 조리법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운 짜슐랭, 육수 활용 제면과 두반장·신선한 재료로 프리미엄을 강조한 더미식 사천짜장에 맞서 농심은 저칼로리 건면과 고칼슘을 무기로 꺼내 들었다.
오뚜기와 하림 등 짜장라면 후발주자들은 확고한 2~3위만 차지해도 충분한 성과라는 판단이다.
이는 비빔면 시장의 변화에서 근거를 찾는다. 지난 2020년 전후 국내 비빔면 시장을 두고 벌어진 경쟁에서 팔도는 1위를 지켰지만 농심과 오뚜기는 각각 ‘배홍동’과 ‘진비빔면’을 앞세워 견조한 매출성과를 거뒀다. 2021년 15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800억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중 팔도 비빔면의 점유율은 50% 후반대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때 80%에 육박하는 시장 점유율을 보였지만 후발주자에게 시장을 많이 내줬다. 지난해 농심은 330억원, 오뚜기는 130억원 수준의 매출을 각각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비빔면과 짜장라면 모두 압도적 점유율의 1위 제품이 주도하며 확고한 2위조차 없던 시장”이라며 “다만 최근 각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1위를 차지하지 못해도 확고한 2~3위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전략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