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은 2013~2033년 만 60세에서 65세로 5년에 1세씩 상향 조정되고 있다. 하지만 위원회는 국민연금 개혁초안에서 연금지급 개시 연령을 66세, 67세, 68세로 각각 늦추는 3가지 상황을 추가 제시했다.
문제는 근로자들이 정년 퇴직 후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까지 생기는 소득 공백이다. 연금 개시연령이 68세로 늦춰지면 60세 퇴직자는 8년간 소득공백 상태가 된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2018년 기준 한국의 노인인구 소득빈곤율은 43.4%로 OECD 국가 평균인 13.1%에 비해 3배 이상 높다.
이에 한국노총은 고령자고용법을 개정해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국민동의청원을 진행하고 있다. 개정안은 현행 고령자고용법 제19조에서 명시한 정년 60세를 65세 이상으로 늘리되 국민연금법에 따른 노령연금 수급개시연령과 일치하도록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한국노총은 “60세 법정정년 이후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까지 소득 공백으로 인한 노후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최소 2033년까지 법정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늘려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과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별 노조들의 정년 연장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최근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테이블에 정년을 64세로 연장해달라고 요구해 사측과 상당한 입장차를 보였다.
정부는 재고용과 정년연장을 아우르는 ‘계속 고용’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업 10곳 중 7곳이 정년에 이른 직원을 1~2년 단위로 다시 고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 직속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최근 ‘초고령사회 계속고용 연구회’를 발족시켰다. 다만 노동계는 ‘계속 고용’에 반대 입장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정년연장 이슈가 노인빈곤 문제와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하루 속히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제 1노총인 한국노총의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한국노총은 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하면서 사회적 대화는 두 달째 올스톱 상태다.
안주영 일본 교토 류코쿠대학교 정책학부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정년 연장 문제를 15년 간에 걸쳐 55세부터 65세로 점진적으로 바꿔왔다. 사람들이 적응할 시간을 주면서도 노인 빈곤 문제를 방치하지 않았다”며 “한국 정부가 노사 양측에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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