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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느리고 생존율 높은 '갑상선암'...로봇수술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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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용 기자I 2018.07.03 02:17:53

높은 생존율, 느린 진행 속도 '착한 암'으로도 불려
적절한 치료 방법 선택이 중요, 흉터 없는 로봇 수술 각광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직장인 김채원(여·38)씨는 얼마전 회사에서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암의 크기가 크지 않았지만 작은 갑상선암도 재발률과 전이 가능성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40대 미만의 젊은 환자는 갑상선암이 커지거나 림프절 전이가 발생하는 등 갑상선암이 진행될 확률이 2배 정도 높아 더욱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도 김씨는 수술 후 남을 상처와 합병증 등을 이유로 쉽게 수술을 결심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로봇수술을 통해 거의 흉터 없이 갑상선암을 제거할 수 있다는 의료진의 설명에 수술을 결정했다. 실제로 김씨는 수술 후 눈에 띄는 흉터와 합병증 없이 회복했다.

◇ 갑상선에 발생하는 악성종양

갑상선암은 갑상선에 발생한 악성종양이다. 갑상선 종양의 5~10% 정도가 갑상선암으로 진단된다. 갑상선암은 우리나라에서 2005년 이후 여성 암발생 1위, 남성은 6위에 올랐다. 2017년 12월 발표한 복지부와 국립암센터의 국가암등록통계 사업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연간 약 2만 5029명이 갑상선암으로 진단받고 이중 약 350명이 사망했다. 갑상선암 발생 환자는 최근 20년 간 연평균 20%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갑상선암 진단은 초음파검사 및 세침흡인검사 등이 활용된다. 세침흡인검사는 주사기로 갑상선 종양에서 세포를 얻어 갑상선암 세포가 발견되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방법으로 간편하게 받을 수 있다. 갑상선암이 의심되는 경우 숨어있는 암세포를 찾기 위해 목이나 가슴에 컴퓨터촬영(CT) 등을 추가로 시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침흡인검사는 세포의 모양만으로 갑상선암을 진단하므로 완벽한 검사가 아니다. 정확도는 97~99% 정도다. 험악하게 생겼지만 착한 사람도 있고, 선하게 생겼지만 악당인 경우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한 전체 검사의 15~20%에서는 적절한 세포를 얻지 못해 진단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수술 전에는 갑상선암을 100% 정확히 진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갑상선 전문가들은 암일 확률에 따라 치료 방침을 정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미국, 유럽을 포함한 각국 갑상선학회에서는 갑상선암으로 진단된 확률이 20∼30%면 수술을 시행하도록 권하고 있다. 이는 암을 조기에 진단해 적절히 치료해 얻는 이익과 암이 아닌데 불필요하게 수술해 발생하는 손해를 비교했을 때, 갑상선암일 확률이 20~30%면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는 것.

하지만 불필요한 수술을 완전히 예방할 수 없다는 점, 수술을 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했지만 실제로는 암이 숨어 있어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점 등은 이러한 진료 지침의 한계로 지적된다. 권형주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 교수는 “갑상선암은 비교적 높은 생존율과 느린 진행 속도로 ‘착한 암’으로 불리지만 제때 치료를 받지 않거나 병기가 진행될수록 생존율이 낮아진다”며 “따라서 갑상선암은 적절한 검사와 치료, 추적 관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로봇수술로 흉터 및 합병증 최소화

전통적으로 갑상선암 수술은 목 부분을 5~6cm 정도 절개해 갑상선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수술을 해왔다. 상처가 잘 아무는 경우에는 얇은 실선 정도의 흉터가 남는다. 하지만 흉터의 표면이 불규칙한 비후성 반흔, 또는 켈로이드성 반흔이 나타나는 경우 미용상 보기 싫은 흉터가 남는다. 동양인의 80% 이상이 비후성 반흔이 잘 생기는 체질이라는 연구도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수술 후 상처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갑상선암이 젊은 사람, 특히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수술 상처를 없애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1990년대 후반 내시경을 이용한 갑상선 수술이 처음 등장했고, 이후 2000년대 후반부터는 수술용 로봇을 도입해 현재는 로봇 갑상선 수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내시경수술과 로봇수술은 수술 부위가 아닌, 겨드랑이 등에 터널을 만들어 여러 가지 내시경 수술 장비를 집어넣은 뒤 화면을 통해 환부를 보면서 종양을 떼는 수술이다. 내시경 갑상선 절제술은 위치에 따라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는데 이를 보완한 것이 로봇수술이다.

로봇수술은 전통적인 수술 방법에 비해서 10~15배 정도 확대된 수술 시야는 물론 사람 손에 비해 정교한 기구 조작이 가능하며 손떨림을 방지하는 시스템 등 보다 정교하고 안전한 수술을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로봇수술은 기존의 수술 방법에 비해서 안전하고 완벽한 암 절제가 가능하며, 미용적인 효과 및 수술 후 삶의 질도 높다는 점이 많은 연구를 통해서 밝혀지고 있다.

최근에는 입 안쪽에 구멍을 뚫어 로봇수술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수술법은 외부에 구멍을 뚫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외부에 흉터가 남지 않는다. 또 수술 후 통증도 기존 수술보다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수술 후 음성 변화가 거의 없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권형주 교수는 “현재 비용 문제로 로봇수술을 시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하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환자들이 마음의 짐을 덜고 로봇수술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상당수 갑상선암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며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검사받는 방사선과 관련해서 과다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고, 특히 소아기에 머리와 목 부위가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갑상선 수질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가계 구성원을 대상으로 관련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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