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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총통-매카시 의장과 美서 회동…中은 무력시위

장영은 기자I 2023.04.06 05:10:42

대만 총통, 중미 순방 귀국길에 美 하원의장과 공식회동
매카시 "경제적 자유·민주주의 등 위한 협력 방안 찾을 것"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에서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을 만났다. 중국은 두 사람의 만남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무력 시위를 벌였다.

차이 대만 총통은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매카시 하원의장과 공식 회동했다. (사진= AFP)


중앙 아메리카(중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미국을 경유한 차이 총통은 5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매카시 하원의장과 공식 회동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의 이번 만남은 1979년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과 단교한 이후 미국 땅에서 열린 양국 간 최고위급 회동이라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하원의장은 미국에서 대통령, 부통령(상원의장)에 이은 권력 서열 3위다.

매카시 의장은 다른 공화당 의원들과 차이 총통을 함께 영접했으며 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차이 총리는 미국의 훌륭한 친구”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미국과 대만 국민들이 경제적 자유, 민주주의, 평화, 안정을 증진하기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했다.

차이 총통은 매카시의 환대에 사의를 표하면서 캘리포니아의 햇살처럼 따뜻하다고 화답했다. 다른 미 의회 인사들에게도 “정말 기쁘다”고 인사를 전했다.

중국은 차이 총통과 매카시 하원의장의 만남에 반발하며 무력 인근에서 무력 시위를 벌였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이 이번 회동을 앞두고 남동부 앞바다에서 항공모함을 동원해 무력시위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 대만과 마주한 중국 푸젠성 해사국은 대만 해협 북부와 중부에서 합동 순항·순찰 작전을 시작했다고 공표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4일 외교부 대변인 정례브리핑을 통해 “미국 측이 차이잉원의 경유 형식 방미와 미국 정부 3인자인 매카시 하원의장과 차이잉원의 만남을 안배하는 데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캘리포니아 회동 장소에서도 매카시 의장과 차이 총통이 건물 안으로 들어간 뒤 작은 비행기 한 대가 ‘하나의 중국!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고 쓰인 현수막을 늘어뜨린 채 주변 상공을 날아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과잉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 회의 참석 뒤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대만 고위 인사의 미국 경유는 새로운 것이 아니고 차이 총통과 전임자 모두 (미국을) 경유한 바 있다”며, 대만 총통이 미국 방문 시 미국측 인사와 면담한 것 역시 전례가 있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하나의 중국’ 정책을 포함해 대만에 대한 우리의 접근은 매우 일관되며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차이 총통은 지난달 29일부터 9박10일 일정으로 중미 수교국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는 순방길에 올랐다. 그는 출국과 귀국 길에 모두 미국을 경유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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