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물려준 뒤 달라진 아들 태도… 증여 취소 가능할까[양친소]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백주아 기자I 2026.03.08 06:51:02

양소영변호사의 친절한 상담소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백수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사진=챗GPT)
아내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제 나이도 일흔을 넘겼고, 저는 1남 2녀를 뒀는데 아내가 떠나고 얼마 후 아들이 저보고 같이 살자고 하더군요. 혼자서 적적할 것 같다면서요. 그렇게 아들네 집에서 몇 해 함께 살았습니다.

제겐 평생 모아 마련한 작은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이제 관리할 체력도 되지 않고, 어차피 아들에게 물려줄 재산이니 아들에게 증여를 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이렇게 아들과 함께 살면서 아들과 며느리는 저를 봉양하고 또 제가 죽으면 제사를 지내는 조건이었습니다.

하지만 빌딩을 아들에게 증여하고 나니 아들과 며느리 태도가 180도 달라졌습니다. 한 집에 있으면서도 말 한 번 붙이지 않고 끼니를 챙겨 먹는 것도 눈치가 보일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자식이라 어떡하든 애들 눈치보며 잘 지내려고 했었죠.

그렇게 불편한 시간들이 이어지더니 드디어 아들과 며느리가 저보고 집에서 나가 달라는 겁니다. 이래도 되는 건가요? 봉양을 조건으로 전 재산을 줬는데 너무나 괘씸합니다. 아들에게 증여한 건물을 다시 돌려받을 수 없는 건가요?

- 증여한 이후 해제를 할 수 있나요?

△백수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민법은 증여가 이루어진 이후라도 수증자에게 중대한 잘못이 있는 경우에는 증여를 취소(해제)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증자가 증여자나 그 배우자·직계혈족에게 범죄행위를 저지른 경우, 또는 부양의무를 현저히 게을리한 경우에는 증여자는 증여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민법은 원칙적으로 이미 이행된 증여는 취소하더라도 그 이행된 부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증여가 이미 완료되어 재산이 이전된 경우에는, 일반적으로는 이미 이전된 재산의 반환을 청구하기 어려운 것이 원칙입니다.

- 사연자는 아들에게 한 건물 증여를 해제 할 수 있을까요?

△백수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사연의 경우 아버지는 자신을 봉양하고 사망 후 제사를 지내는 것을 조건으로 건물을 증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일정한 의무를 부담시키는 ‘부담부증여’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부담부 증여의 경우 수증자가 그 부담을 이행하지 않으면 증여자는 이를 이유로 증여를 해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들이 약속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 이미 건물이 이전되었다 하더라도 증여 해제를 주장하고 재산의 반환을 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자식 입장에서는 아버지를 봉양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데요?

△백수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실제로 부양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 여부입니다.

아들 입장에서는 일정 부분 부양을 했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어느 정도의 부양이 이루어졌는지가 문제됩니다. 또한 증여 당시 부양이나 봉양에 관한 조건이 구체적으로 합의되었는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실무에서 이른바 ‘효도 계약’ 분쟁으로 불리는 유형인데, 부양조건이 명확하고 동거 거부, 생활비 미지원, 집에서 내쫓는 행위 등이 있다면 증여 해제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조건이 명확하지 않다면, 법원에서 부양의무 불이행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단지 부모와 갈등은 있으나 최소한의 부양은 한 경우, 부모가 스스로 분가한 경우, 부양 조건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등에서는 인정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 사연자는 해제를 위해 어떤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할까요?

△백수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증여를 해제하려면 먼저 아들에게 증여를 해제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도 재산 반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증여 해제를 원인으로 한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 소송을 제기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법원은 아들이 부양의무를 이행했는지 여부와 증여 당시의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증여 해제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6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양담소’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