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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TDF 시장이 양적 성장을 이루면서 운용사들도 해외 운용사와 협업 대신 독자 노선을 결정하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달 30일 미국 글로벌 자산운용사 SSGA와 자문 계약을 종료했다. 대신 최근 1년 동안 성주호 경희대 교수 등을 포함한 외부 구성원들과 함께 개발한 자산배분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이달부터 TDF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KB자산운용도 뱅가드의 아시아 시장 철수로 연내 자문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업계는 양적 성장에 이어 질적 성장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는 반응이다. 올해 첫 TDF 상품을 선보인 신영자산운용과 IBK자산운용을 포함해 14개 운용사가 TDF 상품을 취급하지만 그동안 독자 운용해온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메리츠자산운용 정도였다. 대부분 경험 많은 해외 운용사와 자문 계약 혹은 위탁 운용 등 협업이 이뤄졌다. 때문에 국내 시장의 특수성을 반영한 상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문 보수는 운용사가 부담하지만 위탁 운용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가 책정되기도 한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초창기 TDF에 대한 경험이나 인력 부족으로 해외 운용사가 제공하는 자산배분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면서도 “일부는 포트폴리오의 결과값만 주거나 특정 운용사의 ETF만 추천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적인 독자 운용이 아니더라도 패시브 펀드를 활용한 저비용 TDF를 출시하는 등 상품 구성이 다양해지는 추세다. 지난달 KB운용은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연구팀과 함께 개발한 자산배분 프로그램을 활용한, 공격적인 운용전략의 ‘KB다이나믹TDF’ 시리즈를 출시했다.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캐피탈사가 위탁 운용하는 ‘한국형TDF’시리즈에 이어 지난해 독자 운용하는 ’삼성ETFTDF‘시리즈를 내놓는 등 투트랙으로 TDF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민주영 키움투자자산운용 퇴직연금담당 이사는 독자 운용에 대해 “국내 근로자에 좀 더 적합하고,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 우리 스스로 포트폴리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국내 TDF 시장 또한 국내 퇴직연금 시장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