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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만명에 꿀잠선물…CJ온스타일 만나 대박친 ‘가누다 베개’

윤정훈 기자I 2021.06.23 05:00:00

유영호 티앤아이 대표, 2010년 가누다 베개 개발
2013년 CJ온스타일 첫 방송 12억 매출
CJ온스타일 누적 주문금액 9년간 총 1400억원
러시아, 미국 등 해외 수출도 올해 본격화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티앤아이는 국내 1위 ‘기능성 베개’ 브랜드인 가누다를 만드는 업체다. 유영호 티앤아이 대표와 물리치료사였던 김희수 가누다 수면과학연구소장이 2007년경 개발했다. 처음엔 목이 아픈 환자의 치료를 돕는 지압기구(냅)로 개발해 한의원에 납품했다. 두 사람은 2010년 더 많은 사람이 일상에서 도수 치료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지금의 가누다 베개를 만들었다. 가누다 베개는 인체 공학적인 디자인 설계를 통해 옆머리 받침부가 C커브를 유지해주며, 측면으로 누워도 체압을 분산시키는 기술이 특징이다. 개당 가격이 20만원대로 시중 베개(약 2만~3만원) 대비 고가임에도 누적 구매고객이 150만명에 달한다.

유 대표는 “가누다는 베개라는 틈새시장을 찾아서 성장했다”며 “전체 베개 시장의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기능성 베개 시장에서 가누다의 점유율이 50% 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호 티앤아이 대표가 가누다 베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CJ온스타일)
가누다 베개가 본격 성장한 것은 CJ온스타일(당시 CJ오쇼핑)을 만나면서다. 신문과 라디오 광고만으로는 고객 확대에 한계를 느꼈던 유 대표는 2013년부터 홈쇼핑 방송을 시작했다. 직접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홈쇼핑 방송이 가누다 제품 마케팅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롯데홈쇼핑, GS홈쇼핑, CJ온스타일을 모두 만났지만 가누다를 가장 잘 이해해준 CJ온스타일을 택했다.

유 대표는 “2013년 8월 20일 첫 방송을 하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며 “1시간의 방송 시간이었는데, 15분을 남겨두고 준비했던 물량 5000세트가 소진됐고 추가물량까지 완판돼 총 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했다.

첫 방송 이후 가누다 베개는 나올 때마다 완판을 기록했다. CJ온스타일 침구 부문에서는 9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CJ온스타일에서 판매한 누적 매출만 약 1400억원에 달한다. 작년 기준 가누다 베개 매출은 188억원으로 10년간 10배 이상 증가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고기능성 베개는 이전에 시도하지 않은 시도였던 만큼 회사도 리스크가 있었다”며 “성공적인 방송을 위해 기능성 베개의 가치부터 가누다의 효능까지 효과적으로 홍보할 방법을 총동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수한 상품을 보유한 중소기업과 이를 발굴해 상품 특징에 맞는 최적의 채널에 소개한 유통 회사의 ‘호흡’이 빛을 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누다 베개가 성공하면서 다른 홈쇼핑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유 대표는 단기 매출 상승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에 CJ와만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유 대표는 “다른 방송을 나가면 매출은 올라가겠지만, 그런 식으로 단기 매출을 더 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오랫동안 장수하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홈쇼핑 방송은 CJ 외에 더 늘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유영호 티앤아이 대표가 가누다 베개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사진=CJ온스타일)
티앤아이는 CJ온스타일과 돈독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도 두드리고 있다. 과거 CJ와 손잡고 중국 시장을 노크했지만, 사드 사태로 접어야 했다. 최근에는 러시아, 미국, 호주, 영국 등 시장에서 먼저 가누다 베개에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유 대표는 “해외 바이어들이 코로나19에도 한국까지 찾아와서 가누다 총판권을 얻기 위해 미팅을 요청한다”며 “작년 수출액은 100만달러 수준인데, 올해는 더 많은 나라에서 판매가 되고 있어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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