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시가총액은 올 초 888억 달러에서 546억 달러(한국시간 24일 현재)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시총을 338억 달러까지 끌어올린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와의 격차는 2.6배에서 1.6배로 줄었다.
세계 자동차업계가 폭스바겐 스캔들 파장이 어떻게 번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스캔들이 미래 자동차 주도권 싸움의 촉매가 되리란 전망도 나온다. 한 시대를 풍미한 디젤차 시대가 저물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전기차(EV) 시대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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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그룹은 아우디·포르쉐·세아트·스코다·벤틀리·람보르기니·부가티·스카니아·만 등 12개 브랜드를 거느린 자동차 제국이다. 하지만 그 위상이 어디까지 추락할 지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극단적인 분석가들은 파산 가능성까지 언급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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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이 이번 사태를 막기 위해 마련한 충당금 65억 유로(8조6000억원)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벌금 부과와는 별개로 소비자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2009~2010년 전 세계적으로 700만대 이상을 리콜한 도요타보다 규모가 큰데다 내용도 더 복잡하다. 도요타나 GM, 현대·기아차 등 경쟁사에게 당장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더욱이 결함이나 실수가 아닌 조작이었던 만큼 독일과 폭스바겐이란 명성에 치명상을 입었다. 최근 판매량을 조금씩 키워 온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도 더 좁아졌다.
◇디젤차 시대 저무나.. PHEV·EV 부상 전망
반 디젤차 정서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디젤차는 유럽을 중심으로 최근 그 파이를 빠르게 키워 왔다. 가솔린차보다 연비가 20% 이상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낮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단점으로 꼽힌 소음·진동과 유해 배출가스도 줄였다. 이른바 ‘클린 디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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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디젤차를 전수조사할 계획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또 적발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이번 사태 직후 다임러, BMW, 르노, 푸조 등 디젤을 주력으로 하는 유럽 자동차 회사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사태의 시발점인 각국의 배기가스 규제는 매년 강화되고 있다. 제조사는 조작의 유혹을 받을 정도로 매번 관련 기술의 한계치에 도전하고 있다. 이는 결국 EV·PHEV 같은 전기 배터리 기반 친환경차 시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테슬라는 물론 프랑스 르노자동차와 독일 BMW 등은 강력한 전기차 양산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번 스캔들의 주인공인 폭스바겐그룹도 아우디·포르쉐 등 브랜드에 양산 PHEV를 내놓는 등 PHEV 분야에서 이미 세계 선두주자다.
한 전직 폭스바겐 임원은 “이번 사태는 단순히 폭스바겐 1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디젤차가 힘을 잃고 전기차가 올라오면 테슬라와 애플, 구글 등 신흥 자동차 진출 기업으로 자동차 산업 전체가 격랑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친환경을 코드로 한 ‘글로벌 자동차업계 빅뱅’이 이미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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